지중해 식단은 △채소 △과일 △견과류 △올리브유 △생선류 등을 먹는 식단이다. 낮은 포화지방 섭취가 특징이며 심장병, 당뇨병 등 만성 질환 예방과 사망률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이지원, 용인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권유진 교수 연구팀은 지중해 식단을 실천하는 사람이 혈당 효소 조절 단백질 유전자변이를 가지면 지방간질환 발생 위험이 16% 낮아진다고 18일 밝혔다.
지방간은 지방이 간 무게의 5% 이상을 차지하는 질환으로 인구 30%에서 발견된다. 이는 건강하지 않은 서구화 식단의 증가와 관련 있다. 지방간은 심뇌혈관 질환 위험을 높일 뿐만 아니라 중증 간섬유화,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연구팀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지중해 식단이 지방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연구에는 그들이 직접 개발한 지중해 식단을 얼만큼 실천하는 지를 묻는 설문지(K-MEDAS)를 활용했다. 설문은 올리브유, 채소, 과일 섭취 횟수와 생선·해산물 섭취 정도 등을 확인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먼저,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 자료를 활용해 40세 이상 한국인 3만3133명 데이터를 분석했다. 지중해 식단 실천 정도에 따라 지중해 식단 준수율이 높은 그룹과 낮은 그룹으로 구분해 비교했다.
통계 분석 결과, 혈당 조절 효소인 '글루코키나제' 활성에 관여하는 단백질 'GCKR의 유전자변이(rs780094)' 중요성이 드러났다. 부모로부터 rs780094를 물려받은 사람은 지방간질환 유병률이 약 12% 낮아졌다. 이들이 지중해 식단 섭취를 준수하면 유병률이 16%까지 낮아졌다. 반면 지중해 식단 준수율이 낮은 그룹에서는 rs780094와 지방간 발생 간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rs780094 변이는 전체 인구의 약 42%가 보유한 변이로, NGS(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와 같은 방법을 사용해 보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이지원 교수는 "한국인 rs780094 유전자는 지중해 식단과 상호작용을 하며 지방간질환의 위험을 조절할 수 있다"며 "특정 유전자가 식습관의 질병 예방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중개의학저널’(Journal of Translational Medicine)》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