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심장 가지고 태어난 아이...비아그라가 살렸다, 무슨 사연?

선천성 '형성저하성우심증후군' 갖고 태어난 아이...왼쪽 심장만 발달, 태어난 후 대수술 때 비아그라 생명 유지에 활용한 사례

심장 반쪽만 살아있는 아이가 비아그라로 생명을 유지한 사연이 전해졌다. 오른쪽 현재 2세가 된 호프. [사진=영국 일간 더선 보도 갈무리]
심장 반쪽만 살아있는 아이가 비아그라로 생명을 유지한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일간 더선이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프레스턴에 사는 김과 리암 부부는 김이 임신 20주였을 때 의사로부터 뱃속에 호프가 희귀한 '형성저하성 우심증후군(Hypoplastic right heart syndrome)'에 걸렸다는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곧 태어날 아이가 오른쪽 발달하지 않고 왼쪽만 기능하는 반쪽 심장을 지닌 것이었다.

호프는 세상에 태어난지 5주 만에 첫 심장 수술을 받았다. 외과 의료진은 심장을 살린 대수술 후 혈관을 열어두기 위해 3개월 동안 아기 호프에게 발기부전 치료제를 투여했다.

비아그라는 보통 남성의 발기 부전 치료제로 알려져 있지만, 호프의 경우 혈관을 열어 혈액 순환을 도와주는 목적으로 사용됐다. 수술 후 회복 과정에서 비아그라가 혈액 흐름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어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

호프의 엄마 김은 "호프가 3개월 동안 비아그라를 투여받았다 하면 사람들이 놀라워한다. 우리도 의사가 그런 말을 했을 때 충격을 받았다. 비아그라가 아이 생명을 구하는데 쓰일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은 "비아그라가 아이의 회복에 큰 도움이 됐다. 비아그라가 혈관을 더 잘 열어줘서 혈액이 더 원활하게 흐를 수 있도록 도와줬다. 현재 호프는 두 살이 됐고, 행복한 소녀로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프의 가족은 '리틀 하트 매터'라는 자선 단체의 지원을 받아, 비슷한 상황에 처한 다른 부모들을 돕기 위해 유튜브 비디오에 출연하기도 했다.

비아그라는 어떻게 심장질환에 활용되나? 

비아그라는 주로 발기 부전 치료제로 잘 알려져 있지만, 혈관을 확장시키는 작용 덕분에 다양한 의학적 용도로 사용된다. 비아그라의 활성 성분인 실데나필(Sildenafil)은 혈관의 평활근을 이완시켜 혈류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은 사이클릭 구아노신 일인산(cGMP)의 분해를 억제함으로써 이뤄진다.

호프에게 투여된 비아그라는 혈관 평활근을 이완시켜 혈관을 확장시켰고, 혈류를 증가시켜 신체의 다양한 부위로 더 많은 혈액이 흐르게 했다. 혈액 흐름이 원활해짐으로써 호프의 조직과 장기에 더 많은 산소가 공급됐다. 아기의 심장과 같은 중요한 장기 기능을 회복시키는데 도움을 줬다. 비아그라가 심장의 혈액 펌프 기능을 돕기 때문에 심장의 좌우 균형이 맞지 않는 상황에서도 혈액이 효과적으로 순환할 수 있었고 수술 후 회복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러한 작용으로 비아그라는 특히 폐동맥 고혈압(Pulmonary Arterial Hypertension, PAH) 환자들에게 사용된다. PAH는 폐동맥의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심장이 혈액을 펌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질환이다. 비아그라는 이 경우에도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류를 개선하는 데 사용된다.

한편, 호프가 앓고 있는 형성저하성 우심증후군은 선천적으로 오른쪽 심장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은 미숙한 상태를 말한다. 대부분 출생 후 즉시 시작된다. 자궁 내에서는 태아가 스스로 산소를 공급할 필요가 없었지만 출생 후에는 아기가 스스로 산소를 공급해야 하는데 심장이 제대로 기능할 수 없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아기가 나오는 동안 산소가 풍부한 혈액의 공급은 심각하게 감소하고 이때 피부, 입술, 손톱 그리고 다른 신체 부위에 청색증이 나타난다. 폐 혈류량이 감소해 전신에 충분한 산소공급이 이루어지지 못한다. 이로 인해 혈액 산소포화도 감소와 청색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대개는 심장수술이나 심장이식 등이 필요하다. 수술은 폐로의 순환을 위해 동맥과 폐동맥 사이에 인공적인 연결 통로인 단락을 형성하여 폐혈류를 늘리는 방법이 시행된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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