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출근해야 하는데, 부러진 앞니 어쩌나”
6개월 걸린다는 임플란트를 하루 만에… ‘즉시 임플란트’ 효용성 살펴보니
새벽에 일어나 인근 학교 운동장에서 조기축구를 해오던 A 씨(43)는 지난 주말 당혹스러운 일을 당했다. 상대편 수비수와 공중볼을 다투다 머리가 부닥치며 앞니가 뚝 부러진 것.
치과엘 갔더니, “안타깝지만 이 상태에선 이를 뽑을 수밖에 없다” 했다. 출근도 해야 하지만, 외부에 영업할 일이 많이 직책이라 무척 난감한 상황이 됐다.
병원에선 “이를 뽑은 후 임플란트 심고, 최종 보철물까지 씌우는데 보통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 걸린다” 했다. “잇몸뼈, 즉 치조골 상태에 따라 1년 이상 걸리는 때도 있다”고도 했다.
병원을 자주 찾아가야 한다는 것도 부담스럽지만, 기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은 더 큰 부담. 그는 치료 기간을 최대한 줄이고 싶었다.
최근 임플란트 기술이 발전하면서 ‘즉시 임플란트’(immediate implant)라는 게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발치한 그 자리에 바로 임플란트를 심고, 그 위에 임시 치아로 쓸 보철물까지 당일 바로 장착하는 것.
가능하기만 하다면, 아주 솔깃한 방법. 하지만 여러 조건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 일단은 전신 질환이 없고, 뺀 치아 자리의 치조골이 건강한 경우에만 가능하다. 다행히 이들 조건은 괜찮았다.
울산 우리치과 윤현옥 원장은 “발치 하고 나면 치아를 감싸고 있던 잇몸 속 치조골이 빠른 속도로 주변에 흡수되기 시작한다”면서 “발치와 동시에 임플란트를 식립하는 것은 치료 전체기간을 단축해주기도 하지만, 치아 주위 연(軟)조직과 경(硬)조직의 보존에도 도움이 된다” 했다.
치아가 빠진 상태로 시간이 꽤 흐르면 그 부위의 강했던 치조골조차 점차 약해지고 녹아버리는 부작용이 생기는데, 이를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주변 치아들이 치아가 없는 공간으로 쏠리면서 치열이 흐트러지는 것까지 예방한다.
치료 기간 단축하는 수술법...임플란트 방향과 각도 등 의사들도 "어려운 술식"
‘즉시 임플란트’ 하려면 그 외 다른 조건도 충족해야 한다. 잇몸에 염증이 없어야 하고, 앞니처럼 눈에 띄는 부위여서 빈자리를 채울 보철물 제작이 즉각 필요한 경우다.
지금의 임플란트는 잃어버린 치아를 대신해서 먹고 씹고 말하는 기능뿐 아니라 다시 환하게 웃을 수 있는, 즉 미소까지 재현하는 '제2의 치아'라 할 수 있어서다. 그래서 경험이 풍부한 의사를 만나는 것까지 중요하다.
치아를 뽑아낸 빈자리에 임플란트 심을 때, 수술 성공을 좌우할 변수는 여러 가지다. 구강 내 신경, 혈관 등의 위치를 잘 살펴야 하는 데다 치아나 잇몸뼈 상태를 정확하게 점검한 후 임플란트 심을 위치와 간격, 방향, 깊이, 각도까지 잘 파악해야 한다. 특히 방향과 각도 등 미세한 부분은 나중에 고질적인 염증에 시달리다 결국 재(再)수술까지 해야 하는 상황을 미리 막을 수 있게 한다.
사전에 식립 계획을 철저히 세워야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앞니는 심미적 요소까지 고려해야 하기에 치과의사들 사이에서도 앞니 임플란트는 안쪽 어금니 임플란트보다 더 어려운 술식으로 통한다.
윤 원장은 “치과용 CT나 3D 디지털 기기 등으로 잇몸뼈와 주변 치아와의 교합 등을 판단해 최적의 위치에 임플란트를 식립(植立)해야 편하게, 그리고 오래 사용할 수 있다”면서 “초기에 잘 고정되지 않으면 염증이 생기는 등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했다.
‘즉시 임플란트’는 이처럼 의사의 경험과 실력도 중요하지만, 환자의 협력도 그만큼 필요하다. 특히 잇몸뼈가 회복되는 기간 질기거나 딱딱한 음식은 절대 금물.
보철물이 흔들리거나, 탈락하는 경우엔 잘 심어놓은 임플란트의 각도와 깊이까지 다 헝클어질 수 있어서다. 그럴 땐 다시 임플란트를 심는 재수술을 하거나, 치료 기간이 연장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에 더해 수술 후부터 1~3주간은 음주와 흡연도 피한다. 땀을 많이 흘리는 과격한 운동이나 활동도 자제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