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피부가 ‘이것’ 좋아하는 이유는?

갱년기인가? K 씨(여, 49)는 생리가 불규칙해지면서 기억력과 집중력이 요즘 갑자기 나빠진 걸 몸으로 느낀다.

불면증에다 피로, 스트레스, 우울감까지…. 이전에 없던 증상들도 많아졌다. 얼굴이 갑자기 확 달아오르고, 요즘 같은 찜통더위에 에어컨 틀어놓아도 더위가 가실 줄 모른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피부색(tone)도 칙칙해졌다. 거울 볼 때마다 자신감이 없어질 정도. 다니던 피부과에 물어보니 여러 해결책을 내놓았다. 그중 색다른 게 ‘제대혈 줄기세포’(umbilical cord blood stem cell) 치료.

제대혈(臍帶血)은 출산 시 태반과 탯줄의 혈관에 남아 있는 신생아 혈액. 조혈모세포와 간엽줄기세포, 면역세포가 두루 들어있다. 그중 조혈모(造血母)세포는 적혈구나 백혈구 등 혈액을 만들고, 간엽(幹葉)줄기세포는 연골, 뼈, 근육 등 여러 조직세포로 분화한다.

난치성 질환의 치료 및 임상연구, 면역세포 활용 등 미래 가치가 높다. ‘예방의학’, ‘재생의학’을 연구하는 의학자들도 그 잠재력을 특별히 기대하는 미래형 아이템.

정부에서도 2011년부터 ‘제대혈 관리 및 연구에 관한 법률’(제대혈법) 시행에 들어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을 통해 제대혈 기증과 이식 사업을 벌여왔다. ‘생명 나눔’으로 기증된 제대혈을 난치성 환자에 이식하고, 나머지는 관련된 공공 연구에 쓰는 것. 벌써 10년도 넘었다.

가족이나 아이에게 닥칠지 모를 난치성 질환 대비책으로 제대혈을 민간업체에 맡겨 보관하는 방법도 있다. 가톨릭대(가톨릭조혈모세포은행), 차바이오텍(아이코드제대혈은행), 메디포스트(셀트리제대혈은행), 녹십자(녹십자셀). 휴코드(한국탯줄은행) 등 16곳 제대혈은행을 활용한다.

갖가지 질병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등 줄기세포의 잠재력은 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재밌게도 줄기세포엔 3가지 고유한 특성이 있다. 이론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기능 세포로 ‘분화’(Differentiation)한다. 자기와 동일한 형태, 능력을 지닌 세포로 ‘복제’(Self-renewal)할 수도 있고, 정맥에 주입할 경우 손상된 부위를 ‘스스로 찾아가는’ 효과(Homing effect)도 있다.

일본 미국 한국 연구팀, 잇따라 “피부 재생과 미백 효과” 발표

제대혈 줄기세포와 피부 미용 관계를 보는 연구도 여럿 나왔다. 일본 게이오대(慶應義塾大) 연구팀은 2022년 국제저널 IJCS(International Journal of Cosmetic Science)에 제대혈 줄기세포 배양액을 피부에 주입한 결과, 피부 탄력이 개선되고 주름이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배양액을 주사로 주입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대조군(群)에 비해 피부 탄력도는 30% 더 높았고, 주름은 20% 줄어들었다”고 했다. 흔히 쓰는 크림과 달리 주사로 주입한 것이어서 직접적인 효과가 나온 것.

그에 앞서 2020년엔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연구팀, 2021년엔 한국 강스템바이오텍 연구팀(강경선, 이승희)도 제대혈 줄기세포에서 유래된 ‘엑소좀’(exosome)이 피부세포 재생을 촉진하고, 피부 색소 침착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제대혈 줄기세포가 피부 미용에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는 이들 외에도 많다. 하지만 인간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는 아직 부족한 것도 현실. 연구자들이 “정확한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단서를 붙이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시장에선 이미 빠르게 퍼져나가는 추세다. 줄기세포를 활용한 글로벌 시장 규모가 연평균 10.2%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것은 그 때문. 글로벌 시장조사업계는 “2019년 137.8억 달러(약 18.98조 원)였던 줄기세포 시장이 2025년엔 239.6억 달러(약 33.02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에서도 줄기세포 치료를 받으러 일본, 타이베이(臺灣) 등 해외로 나가는 환자가 연간 1만~2만 명에 달한다. 정부도 이런 문제를 알고 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줄기세포 해외원정 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첨단재생바이오법’을 개정, 앞으로는 연구 목적 외에도 줄기세포 시술을 받을 수 있게 규제완화 방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이와 관련, 부산 온종합병원 계열 온라이프그룹은 10일 “보다 젋게 살도록 돕는 안티에이징(anti-aging)은 식이요법과 운동도 중요하지만, 피부 관리와 적절한 성형은 가장 빠르게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라 했다. 피부과, 성형외과, 안과, 치과 치료와 고급 건강검진 등을 두루 받을 수 있는 결합상품을 최근 출시한 것도 그 때문.

특히 피부 쪽으로 “줄기세포 배양액 시술에다 표피-진피-하층부 레이저 치료, 그리고 창상피복제에다 맞춤형 피부관리 프로그램까지 패키지로 함께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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