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소독제를 술처럼 마셨다고?"...26세 男 혈중 알코올 농도 봤더니
알코올 금단 증상으로 병원 찾아가 손소독제 섭취한 남성...4~6시간 동안 손소독제 1.5병 마셔 혈중 알코올 농도는 0.2%, 법적 허용치의 2.5배
술 마시고 싶은데 마시면 안되는 상태다. 너무 마시고 싶은 나머지 술 대신 '손소독제'를 마셨다면?
알코올의존증이 있는 26세 프랑스 남성이 병원에서 손소독제를 훔쳐 그 안의 내용물을 섭취한 사례가 보고됐다. 이 남성은 알코올 금단 증상으로 인해 이런 일을 벌였다고 인정했다.
해당 남성은 심한 복통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찾았다. 의료진에 의하면, 처음 환자는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였고 공격적인 언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또한 복부 검사 결과와 활력 징후는 정상이었으나, 전반적인 위생 상태가 좋지 않았고 심박수가 약간 높은 상태였다.
환자는 통증 완화를 위한 약물을 투여했음에도 계속 아프다고 주장했고 점점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추가 검사를 실시했지만 통증의 원인이 될만한 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알코올사용장애의 징후인 지방간이 있는 것으로 보였고, 혈액 검사 결과 간 효소 수치가 약간 높았다.
검사에서 아무런 원인이 밝혀지지 않자, 함께 있던 환자의 룸메이트가 간호사에게 환자가 손소독제를 훔쳐 마셨다는 점을 알렸다. 실제로 환자의 가방에서는 16온스(약 473ml)짜리 손소독제 7병이 발견됐다. 해당 시점에서 이미 4~6시간 동안 약 1.5병을 마신 상태였다. 추가 혈액검사에서 환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로 법적 허용치의 2.5배인 것으로 밝혀졌다.
의료진에 따르면, 해당 손소독제의 알코올 함량은 80%이었다. 환자는 알코올 금단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손소독제가 비치된 병원을 찾았고 이를 마셨다고 인정했다. 의료진은 알코올의 독성을 줄이고 수분을 공급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으며, 환자는 관찰 하에 24시간 입원한 후 중독 전문가에게 보내졌다.
의료진은 사례보고서를 통해 절박해진 알코올의존증 환자들이 알코올을 찾기 위해 기이한 행동을 보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로 특히 병원에서 손소독제가 더 널리 사용되면서 이와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실제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독극물 통제센터의 전화가 7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최신 데이터에 의하면 과도한 음주로 인한 사망자가 2016~2017년 대비 2020~2021년에 29% 증가했다.
미국 국립유독물센터(National Capital Poison Center)는 손 소독제를 섭취할 경우 심박수와 호흡이 느려지고, 혼수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손 소독제 섭취가 간과 신장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해당 기관은 손 소독제를 섭취한 경우 즉시 지역 독극물 관리센터에 문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당 사례는 《미국 사례보고서 저널(American Journal of Case Reports)》에 ‘The Rising Concern of Ethanol Intoxication from Easy Access to Hand Sanitizers: A Case Report’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