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모더나에 2400억 지원 “조류독감백신 신속 개발”
mRNA 기반 백신 플랫폼 가속화 기대
글로벌 제약사 모더나가 미국 보건 당국의 지원을 통해 조류독감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낸다.
모더나는 최근 미국 보건복지부(HHS) 산하 질병예방대응본부의 생물의학첨단연구개발국(BARDA)으로부터 1억7600만달러(약 2440억원) 지원금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 지원금은 조류 독감 바이러스(H5N1) 백신 개발에 활용될 예정이다.
로이터와 바이오파마다이브 등 현지 외신은 이번 지원금 투자가 미국에서 조류 독감의 인체 감염 사례가 4건이나 확인되면서 불안감이 커진 데 따른 조치라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3월 미국 텍사스주와 캔자스주에서 H5N1 바이러스에 감염된 젖소가 처음으로 보고됐고, 이후 12개 주로 감염이 퍼졌다.
이어 지난 4월 텍사스주에서 인체 감염 환자가 나왔고, 5월에는 미시건주에서도 두 명의 환자가 나왔다. 이어 지난 3일(현지시간) 콜로라도주에서 4호 환자가 발견됐다. 현재까지 양성 환자는 모두 젖소 목장 노동자들이었으며, 이들은 가벼운 결막염 증세를 보이다 항바이러스제 처방 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현재 H5N1 바이러스의 유행세는 위험도가 낮다”면서도 “동물에 노출된 사람들은 감염 위험이 높아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포유류에 퍼지기 시작하면 바이러스 변이 가능성이 있어 H5N1 확산 위험이 높아진다”며 예방책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BARDA는 모더나에 지원금을 투입해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반 조류 독감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통해 mRNA 기술의 효능과 개발 속도, 생산 확장성 등 장점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mRNA는 병원체의 유전 정보만 파악하면 백신을 빠르게 설계하고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감염병에 대한 신속 대응에 최적화됐다는 것이 BARDA의 설명이다. 실제로 다양한 글로벌 제약사들이 mRNA를 활용한 조류 독감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큐어벡과 GSK는 공동개발한 mRNA 기반 조류 독감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으며, 화이자 역시 임상 1상에 진입한 상황이다.
스테판 반셀 모더나 CEO는 “전 세계 공중 보건의 질 향상을 위해 BARDA와 협력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조류 독감 백신 개발을 가속화하고 잠재적인 발병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