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 검사 ‘양성’ 나와도 ‘환자’인지, 아닌지 모른다

내년부터 56세 이상은 국가검진에 C형간염 항체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백신이 없는 C형간염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C형간염은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간에 염증을 유발하는 질병. 상태가 아주 나빠지기 전엔 증상이 없는, '무증상'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미리 알기도 어렵다. 그러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간경변이나 간세포암 단계로 넘어간다.

[사진=부산 온종합병원]
주로 혈액을 통해 전파되는데, 오염된 주사기 사용이나 오염된 혈액 제품, 불법 약물 사용, 문신, 피어싱 등을 통해 감염되기도 한다.

부산 온종합병원 김연우 과장(소화기내과)은 8일 “C형간염은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을 통한 C형간염 바이러스(HCV) 감염으로 발생하는 간 질환으로,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바이러스 간염, 간경변증, 간부전, 간암 등 중증 간 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는 무서운 감염병”이라 했다. 전 세계적으로 7,100만여 명이 만성 감염자이고 매년 40만여 명이 사망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도 C형간염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대한간학회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간암 환자의 10∼15%는 C형간염이 원인이다. C형간염 환자의 절반 이상이 만성 간염으로 이어지고, 이들 가운데 15∼51%는 간경변증으로 진행된다. 간경변증에서 간암 발생 위험도는 연간 1∼5%로, 나이가 많아질수록 높아진다.

하지만 문제는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C형간염 환자의 70% 정도가 무증상 상태로 만성화되거나, 중증 간 질환으로 진행되어서야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했다.

관련 학계에서는 “무증상 환자를 조기 발견하기 위한 선별검사(Screening test)를 통한 C형간염 관리가 절실하다”는 점을 계속 강조해왔고, 이번에 국가검진 항목에 포함되면서 이 문제는 해결 가능성이 커졌다.

내년부터 ‘C형간염 항체’ 국가검진...하지만 선별검사 불과해 따로 확진 받아야

그래도 또 다른 문제는 남는다. C형간염 항체검사에서 ‘양성’이 나와도 ‘환자’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경우다. 과거에 감염되었다가 치료되어 현재는 환자가 아니어도 항체검사에선 ‘양성’으로 나올 수 있어서다.

이에 ‘현재 감염이 돼 있나'를 알기 위해선 별도의 확진 검사가 필요하다. 검체에서 C형간염 바이러스의 특이 유전자를 검출하는 검사를 받는 것부터 시작, 만일 만성 C형 간염이 진단된 경우에는 간기능과 간세포암종(간암)의 발생 여부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검사도 추가로 필요하다.

이를 위해 3~6개월 간격으로 혈액을 이용한 간기능 검사 및 간세포암 표지자(알파 태아단백(alpha-fetoprotein))검사를 시행하며, 동시에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 간암의 발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여기다 혈액 검사만으로는 간염이나 간경변증, 간암 등 간 질환의 심한 정도를 파악하기가 어려우므로 간 초음파검사 혹은 간 조직검사도 필요하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국가 건강검진에서 C형 간염 항체 양성으로 결과를 통보받은 국민이 조기에 확진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확진 검사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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