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벌 쏘였다고?"...각막에 벌침 48시간 박힌 男, 눈에 어떤 영향?

오른쪽 안구에 벌 쏘여, 벌침 이틀간 남아...충혈, 시력 저하, 통증 등 증상 나타났고 치료 후 시력 회복

한 남성이 눈의 각막에 벌 쏘인 일이 발생한 가운데, 안구에 가시침이 박힌 채로 이틀간 방치된 사례가 보고됐다. 우측 하단 사진=각막에서 제거된 벌침 [사진=영국 일간 더선 / 출처=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한 남성이 눈의 각막에 벌 쏘인 일이 발생한 가운데, 안구에 가시침이 그대로 박힌 채 이틀간 방치된 사례가 보고됐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윌스 안과 병원의 안과 전문의인 탈리아 쇼샤니와 제바 시드 박사는 55세의 한 남성이 벌침에 쏘여 병원을 방문한 사례를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최근 기고했다.

55세의 한 남성은 안과를 방문하기 이틀 전 벌집 근처를 걷다가 벌에 쏘여 응급실에서 벌침을 제거하는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에 오른쪽 눈이 새빨갛게 충혈됐고 잘 안보이면서 통증까지 생겼다. 이에 따라 지역 안과를 방문했고 벌침이 각막을 찔러 혈관이 터진 것으로 나타났다. 벌침이 눈에 있는지도 모른채 약 48시간이 지난 것이었다.

정밀 검사 결과, 오른쪽 눈의 시력은 손가락을 세는 정도에 불과했다. 안압은 16mmHg로 측정됐다. 미국 안과 학회(AAO)에 따르면 안압의 정상 범위는 10~20mmHg 사이로, 이 남성의 안압은 꽤 높은 상태였다.

밝은 빛을 이용한 전문 현미경 검사에서 홍채와 공막(흰자) 사이의 조직에 작고 날카로운 물체가 박혀 있는 것이 발견됐다. 혈관에 염증이 생겨 확장된 결막 충혈로 진단됐고, 하부 각막 부종과 눈 안 출혈(전방 출혈)도 있었다.

눈에 박힌 벌의 침은 핀셋으로 제거됐고, 항균 및 스테로이드 성분이 포함된 안약이 처방됐다. 5개월 후 추적 검사에서 그의 오른쪽 눈 시력은 20/25(한국식 시력 0.8)로 개선됐다.

제바 시드 박사는 "안구 벌에 쏘이면 부상으로 인한 심각한 염증과 눈에 침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안과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아야 한다"고 적었다.

눈에 벌과 말벌에 쏘이는 사고는 드물게 발생할 수 있다. 미국안과학회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피부에 벌이 쏘이면 간단한 냉찜질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눈꺼풀이나 각막에 쏘인 경우 긴급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벌침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독소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벌의 침은 독을 전달하는 도구다. 벌침 자체는 톱니처럼 날카로운 구조라 완전 제거가 어려울 수 있다. 톱니 구조는 벌에 쏘였을 때 그토록 아픈 이유 중 하나다. 각막에 쏘인 경우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하며, 일부 사람들에게 벌 쏘임은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킬 수 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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