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항체 ADC 도전하는 에이비엘바이오, 기업가치 ‘레벨업’

임상 성적 우수한 이중항체 파이프라인들 추가 기술이전 가능성

에이비엘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가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선도기업으로의 성장 가능성에 바이오제약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회사가 집중하는 이중항체 ADC 기술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아직 승인받은 신약이 없어 ‘4세대 항암제’라는 높은 평가를 받으며, 글로벌 제약사들의 구애를 받는 상황이다. 증권가는 에이비엘바이오에 대해 하반기부터 추가 기술이전 가능성을 점치며, 기업가치가 더 상승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를 활용한 차세대 ADC 신약 개발 집중 투자 계획을 공개하며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일 KDB산업은행과 하나금융그룹 등 5개 기관투자자가 참여하는 1400억원 규모(주식 총수 대비 10.73%)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튿날엔 회사 지분 26% 이상을 보유한 이상훈 대표가 기업설명회를 통해 향후 투자 전략과 주력 파이프라인의 임상 상황, 기술이전 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청사진을 밝혔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번 유상증자는 이중항체 ADC 연구개발의 공격적인 확장을 위한 투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주력 3개 파이프라인이 내년 하반기부터 2026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임상 진입할 수 있도록 개발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중항체 ADC는 두 개의 타깃 물질에 결합하는 이중항체에 암세포를 없애는 약물(페이로드)을 링커로 이어붙인 형태의 치료제다. 에이비엘이 주력하는 이중항체 ADC 항암제는 기존 항암제에 비해 표적 효능이 높고 약물 독성이 낮아 차세대 항암제로 분류된다.

기존 항체 치료제는 특정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발현되는 단일 항원을 표적으로 하지만, 간혹 정상세포를 공격하는 부작용이 발생해 문제가 된다. 이와 달리 이중항체는 두 가지 항원을 표적으로 삼는 항체로, 단일항체 ADC보다 세포 내 약물 흡수율을 높이는 동시에 정상세포에 대한 독성 위험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중항체 ADC는 아직 승인받은 약물이 없으며, 개발이 진행 중인 후보물질 대부분도 초기 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에이비엘바이오의 ‘4-1BB’ 약물 전달 플랫폼과 암 치료 목적의 ‘그랩바디(Grabbody)-T’, 뇌 투과율을 높여주는 ‘그랩바디-B’ 플랫폼에 기반한 이중항체 파이프라인이 주목받고 있다.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텍 기업 중 가장 빠른 임상 속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부터 공개되기 시작한 임상의 중간분석 데이터들도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어 추가적인 기술 이전 기대감이 나온다.

회사가 공개한 주력 파이프라인에는 △ABL001 △ABL301 △ABL503 △ABL111 등이 포함됐다. 이들 후보물질의 임상 현황을 보면, ‘ABL001’이 가장 앞서 있다. 올해 하반기 대장암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며, 내년 상반기엔 담도암을 적응증으로 신약승인신청(BLA)을 계획하고 있다.

‘ABL301’은 2022년 1월 전임상 단계에서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에 기술이전한 파킨슨 치료제이다. 내년 상반기 임상 1상이 완료될 예정이며, 해당 임상 완료 후 마일스톤 600억원이 추가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상 2상부터는 사노피가 진행하게 되며, 현재까지 높은 안전성을 보고하며 순조롭게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ABL503’과 ‘ABL111’은 다양한 고형암을 대상으로 임상이 진행 중이며, 경쟁 파이프라인들에 비해 높은 안전성을 확보한 임상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내년 임상 2상에 진입하면서 개발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에이비엘바이오는 하반기에 주목해야 할 유망 바이오텍 중 하나”라며 “주력 파이프라인들의 경쟁력이 있고 차별화된 임상 결과들을 볼 때 기술이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연초 이후 기술이전 기대감으로 주가 변동성이 컸으나 하반기로 갈수록 기술이전과 ABL301 임상 1상 성공으로 기업가치가 레벨업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대규모 자금조달과 이중항체 ADC 신약개발 등의 기업 비전을 담은 ‘ABL 2.0’ 전략 발표로 주가의 우상향 변동성 시기가 좀 더 당겨진 것으로 판단된다”며 “앞으로 임상에서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구체적인 데이터로 증명해야겠지만, 기술과 임상데이터가 축적되면서 기업가치는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닥터콘서트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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