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교수들 4일부터 수술 49%·외래 30% 축소

"경증·지역 치료 가능한 환자들은 예약 말아달라"

최창민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5월 24일 서울 송파구 울산대학교 의대에서 의료 공백 장기화에 따른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아산병원 소속 교수들이 4일부터 진료 축소에 나선다. 교수 단체는 강도 높은 재조정을 예고하며 정부에 ‘의료 정상화’를 요구했다.

3일 울산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4일부터 지금보다 더 선별적이고 강도 높은 진료 축소와 재조정을 통해 중증·응급·희귀난치성 질환을 집중적으로 진료하기로 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한국 의료가 정상화될 때까지 경증질환자는 1·2차 병원으로 적극적으로 회송하고 단순 추적관찰 환자와 지역의료가 담당할 수 있는 환자의 진료는 불가피하게 축소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울산대 의대는 서울아산병원과 울산대병원, 강릉아산병원 등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다.

이번 진료 재조정에 따라 오는 4일 서울아산병원의 주요 수술 규모는 지난해 동기 대비 49%, 외래 진료 규모는 같은 기간보다 30.5% 축소될 것으로 비대위는 전망했다. 일부 진료 조정을 진행한 전주와 비교해 각각 29%와 17.2% 줄어든 규모다. 신규 환자 진료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1%, 전주보다 16.5% 줄어든다.

비대위는 “정부가 초래한 국가 비상 상황에서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은 중증·응급 질환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강도 높은 근로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의료 붕괴의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변하지 않는다면 최고 수준을 자랑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서 상위를 차지하던 모든 지표가 곤두박질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사례로 서울아산병원의 암 환자 치료 규모를 제시했다. 입장문에 따르면, 암 등록본부에서 발표한 2021년 암 발생자 27만여 명 중 13%가 서울아산병원에서 치료받았다. 특히 전체 암종 중 사망률이 가장 높은 폐암 환자는 2021년 3200여 명이 서울아산병원에서 치료했지만, 올해 6개월 동안엔 1100여 명에 그쳤다.

그러면서 비대위는 “이대로 가면 폐암의 회피 가능 사망률이 올라갈 수밖에 없고, 다른 중증 질환들도 마찬가지”라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는 암 환자와 중증·응급질환의 실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정상적인 의료상황과 비교한 통계를 발표하고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응급·희귀난치성 질환에 집중할 수 있게 강도 높은 정책을 바로 실시해달라”고 요구했다.

비대위는 환자들에게도 진료 재조정에 대한 양해를 구했다. 입장문은 “정부의 폭력적인 의료정책 추진으로 촉발된 의료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불가피한 선택임을 이해해달라”며 “이미 진단된 질환의 2차 소견이나 지역에서 치료할 수 있는 질환자는 가급적 외래진료 예약을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닥터콘서트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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