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단순한 '신경 퇴행성' 질환은 아니다?
경상국립대병원 김민교 교수팀, 자가면역 반응 조절 통한 새 치료 전략 제시
근육이 계속 떨리면서 몸이 굳어가는 파킨슨병이 그동안 알려진 것처럼 ’신경 퇴행성‘ 때문에 생기는 것만은 아닐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가면역 질환의 일종일 수 있다는 얘기다.
몸의 떨림, 근육 강직, 서동증(敍動症, 운동 느림), 자세 불안정 증상을 보이는 파킨슨병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병원에서 진단을 해보면 파킨슨병은 다양한 뇌 부위의 신경세포들에 독특한 물질이 많이 쌓여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알파-시뉴클레인(alpha-synuclein) 응집체. 이것이 바로 도파민 신경세포의 사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여겨져 왔다.
경상국립대병원 김민교 교수(류마티스내과) 연구팀은 이에 착안, 알파-시뉴클레인 펩타이드 유발 자가면역 반응이 파킨슨병 병리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한 논문을 발표했다. SCIE급 ‘자가면역저널(Journal of Autoimmunity) 2024년 7월호에 실렸다. 면역학 부문에서 저널인용지표(JCI) 기준 상위 10% 이내로 평가받는 저널이다.
연구팀은 먼저 동물실험 모델에서 알파-시뉴클레인 펩타이드를 투여하여 자가면역 반응을 유도했는데, 그 결과 자가면역 반응이 유발된 동물 모델에서 신경세포 사멸과 신경 염증이 심해지는 것을 관찰했다. 이어 알파-시뉴클레인 펩타이드에 대한 특정 면역세포의 반응을 분석한 결과, 이 면역세포가 신경세포 손상에 직접적인 역할을 하는 것도 확인했다.
이는 알파-시뉴클레인 펩타이드 유발 자가면역 반응이 파킨슨병의 주요 병리적 특징인 신경세포 손실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김민교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파킨슨병이 단순한 신경 퇴행성 질환이 아닌, 자가면역질환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강력하게 보여준다”고 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기존 파킨슨병 치료 전략과는 다른, 새로운 치료 방향을 열어주는 계기도 제공한다. 그는 “앞으로 파킨슨병 치료를 위한 새로운 면역 조절 치료법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이는 파킨슨병 환자 삶의 질 향상과 치료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경상국립대 약리학교실 윤승필, 생리학교실 이동근 교수와 경상국립대병원 안과 김성재 유웅선 교수, 신경과 김민경 교수도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