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건부] “알람 안 울렸는데”…주말마다 일찍 깨는 이유는?

생체시계·코르티솔 호르몬 등 영향...건강에 이상있는 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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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람을 설정하지 않았는데도 일찍 깨는 이유는 생체시계, 코르티솔 호르몬 등의 영향을 받은 것일 수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손꼽아 기다리던 주말, 푹 자려고 결심했건만 일찍 눈이 떠지는 사람이 많습니다. 알람을 맞추지 않았는데도 평일처럼 일찍 깨는 것이죠. 한 번 깨면 다시 잠들기도 어렵습니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요?

의지와 관계없이 자꾸 깨는 이유는 생체시계가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 몸은 낮과 밤의 주기에 따라 체온, 심장박동, 호르몬 분비량 등이 달라집니다. 이런 생체시계를 관장하는 유전자가 따로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수면주기에는 PER 단백질이라고 불리는 ‘Period(PER)’라는 단백질이 영향을 미칩니다. PER 단백질 분비량이 늘면 혈압이 떨어지고 심장박동이 느려져 졸립니다. 반면 PER 단백질 분비량이 적으면 잠이 오지 않습니다.

PER 단백질의 체내 분비량은 24시간 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PER 단백질 농도가 24시간 주기로 변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과학자들은 2017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기도 했죠. 이 24시간 주기는 반복되는 우리의 일상에 맞춰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평소 잠들었던 시간에 깨어 있으면 피곤함을 느끼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습관을 가지면 쉬는 날에도 평소 일어날 때의 체온, 혈압, 심장박동 등과 비슷한 상태로 눈을 뜨게 됩니다.

코르티솔 호르몬의 영향일 수도 있습니다. 코르티솔 호르몬은 흔히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이라 알려졌지만 여러 역할을 합니다. 기상 후 각성 상태에 도달하는 과정에는 코르티솔 호르몬이 관여합니다. 코르티솔 호르몬은 부신겉질자극호르몬(ACTH)에 따라 조절됩니다.

관련 연구 결과로 예시를 살펴보겠습니다. 독일 뤼베크대(University of Lübeck) 연구팀은 한 그룹에게 6시간 후에, 다른 그룹에게는 9시간 후에 깨울 것이라고 예고한 다음 두 그룹 모두 6시간 뒤에 깨웠습니다.

연구팀은 실험 참여자가 잘 때부터 깰 때까지 호르몬 수치를 측정했습니다. 6시간 후에 일어날 것이라고 인지했던 그룹은 깨어나기 1시간 전부터 부신겉질자극호르몬 농도가 점차 증가했습니다. 깨어난 직후에는 최고 농도에 이르렀죠. 반면 9시간 후에 일어날 계획이었던 그룹은 깨어난 직후에야 부신겉질자극호르몬 농도가 급증했습니다.

알람보다 먼저 깬다고 건강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알람이 울리기 직전에 깨는 것은 호르몬 조절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건강 문제가 없는 점은 다행이지만 원치 않게 잠에서 깬 뒤 다시 잠들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요.

미국 건강정보 매체 헬스라인(Healthline)에 따르면 잠에서 깬 뒤 20분 안에 다시 잠들 수 없다면 침대에서 일어나 다른 공간으로 이동해 차분하게 활동하다가 침대로 돌아가는 방법이 수면에 도움이 됩니다. 4-7-8 호흡 운동을 통해 수면을 유도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4초 동안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7초 동안 숨을 참은 다음 8초 동안 입으로 숨을 내뱉는 방법입니다.

닥터콘서트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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