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선 ‘식품 불내성(不耐性)’이란 진단을 내놨다. 식품 불내성은 특정 식품 성분에 대한 반응으로 인해 소화 장애, 가슴 통증, 피부 발진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6월 23일부터 29일까지는 ‘세계 알레르기 주간’. WAO(세계알레르기기구)는 해마다, ‘현재 가장 중요한 알레르기 질환’을 선정, 예방 캠페인을 벌인다. WAO는 올해 알레르기 질환으로 식품알레르기를 선정했다.
부산 온종합병원 호흡기-알레르기센터(센터장 오무영·전 부산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어린이는 우유 때문에, 어른들은 견과류 때문에 식품 알레르기가 많이 생긴다”고 했다.
오 센터장과 함께 식품 알레르기에 대한 진단과 예방관리 방법 등을 문답식으로 알아본다. 질병관리청(청장 지영미) 자료도 참고했다.
“음식 섭취 후 생길 수 있는 부작용으로 알레르기도 있지만, 불내성도 있다. 알레르기는 우리 몸이 반응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면역시스템이 작동해서 이상 반응을 보이는 것이고, 불내성은 소화 과정 중 문제로 인해 나타난다.”
– 알레르기는 음식을 먹지 않고 만지기만 해도 일어난다는데.
“개인마다 이상 반응의 정도가 다르다. 매우 민감한 분들은 음식 섭취뿐 아니라 손에 닿거나 식품을 조리하는 연기에만 노출돼도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므로 음식이 묻은 손으로 함부로 몸을 만져서는 안 되고, 알레르기를 일으킨 음식을 조리한 기구까지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피검사를 통해 식품 알레르기를 진단하나?
“혈액검사는 알레르기 진단 시 보조적인 검사일 뿐이다. 가장 정확한 알레르기 진단방법은 식품유발검사이다. 식품유발검사는 병원에 방문하여 알레르기 원인으로 의심되는 음식을 섭취한 후 의사가 그 반응을 맨눈으로 확인하여 진단하는 방법을 말한다.”
– 임신 중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달걀, 우유, 밀가루 섭취를 피하면 태어난 아이에겐 알레르기가 생기지 않나?
“그게 바로 가장 대표적인 ‘잘못된 상식’이다. 엄마의 식성 취향과 아이의 알레르기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그래서 태어날 아이의 식품 알레르기를 예방하려고 특정한 음식을 꺼릴 필요는 없다. 오히려 태아를 위해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임신부가 식품 알레르기로 이미 진단받은 식품의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
– 특정 식품 섭취 후에 아이에게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음식의 종류, 증상, 먹고 증상이 나타난 시간, 알레르기 반응이라 생각되는 피부의 사진 등 기록을 남겨둬서 전문의와 상담할 때 이를 제시하면 진단과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정확한 진단 없이 함부로 식품 섭취를 제한하면, 되레 아이의 성장 발달에 나쁘다.”
– 알레르기 원인 식품은 평생 못 먹나?
“어렸을 때 나타난 식품 알레르기는 커가면서 장 점막의 면역기능이 나아지고, 소화효소 분비가 원활해지면서 자연히 없어지기도 한다. 다만, 일부 견과류나 갑각류에 대한 알레르기는 잘 없어지지 않는다. 어른이 되어서까지 지속할 수 있다.”
– 잘 먹던 식품에 어느날 갑자기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나?
“식품 알레르기는 특정한 식품에 반응하는 면역체계의 과도한 반응으로 발생한다. 이러한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려면 면역체계의 변화가 선행된다. 이러한 과정은 태어났을 때부터 형성되는 것은 아니고, 해당 식품을 섭취하면서 어느 순간 발생할 수도 있다.”
– 식품 알레르기 대체식품은 어떻게 선택하나?
“제한 식품과 동일한 식품군에 속하는 걸 선택하면 된다. 영양소는 크게 일반적인 ‘다량(多量)영양소’(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와 면역과정에 관여하는 ‘미량(微量)영양소’(비타민, 무기질)로 구분된다. 대부분 식품은 이 둘을 모두 갖고 있다. 그래서 다량영양소를 기본으로 해서 대체식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다만, 우유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으면, 일단 우유를 피하되 칼슘 등 특정 미량 영양소도 함께 보충해줌으로써 영양 결핍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식품 알레르기를 치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치료방법은 원인 식품의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다. 영유아는 알레르기 증상을 정확히 호소할 수 없으므로, 쇼크 등 중증 알레르기 반응을 조기에 인지하지 못하고 처치가 늦어지면 위험한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 또한,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없어질 가능성이 큰 식품은 회피요법이 최선책이다. 최근 대두되는 경구 면역치료는 학령기 아동에게 제한적으로 적용되므로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 식품 알레르기를 막으려면 식품 구매 시 제품라벨(label)을 꼭 읽어보라고 하던데?
“맞다. 그게 좋다. 제품 뒷면의 원재료명과 알레르기 유발 식품 표시를 확인할 수 있고, 온라인 주문·구매할 때는 홈페이지 제품명이나 가격 표시 주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화로 주문할 때도 리플릿, 스티커에서 알레르기 유발 식품 원재료 이름을 확인하고, 정보가 불충분한 경우 직원에게 직접 문의하는 방법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