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괴로워”…생리, 출산 끝나니 이젠 ‘요실금’?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지하철 기다리다 당혹스러운 경험을 했다. 갑자기 터져 나온 재채기 탓에 그만 소변을 찔끔해버린 거다. 이번엔 속옷이 축축할 만큼 양도 많았다.

나이 들어 생긴다는 ‘요실금’(尿失禁)이 갈수록 심해진다. 삶의 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려, 노인의 사회적 참여를 제한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암(social cancer)’이라 불리기도 한다.

60세 이상 요실금 환자는 약 17만 명(2023년). 이 가운데 여성이 76%(13만여 명)나 된다. 하지만 “환자의 약 25%만 의료기관을 찾는다”는 보고도 있는 것으로 미뤄 실제 환자 수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부산 온종합병원 요실금센터 김지연 과장(산부인과)은 “우리나라 여성의 40%에 있다 할 정도”라며 “원인은 다양하지만, 자연 분만 후 골반 근육이 약해지며 생기는 경우가 많고, 노인은 방광 근육 수축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 했다.

그런데 요실금은 혼자 오지 않는다. 화장실을 자주 가야 하는 빈뇨증(頻尿症)부터 밤에 자주 가는 야간뇨, 곧 터져 나오려 하는 절박뇨, 오줌이 조금밖에 안 나오는 약뇨(弱尿), 거기다 잔뇨감(殘尿感)까지 여러 증상도 함께 온다.

그래서 소변 검사는 물론이고 여기다 출산력, 수술력, 당뇨, 신경 질환이 있냐 없냐까지 두루 확인한 후 ‘요실금’ 진단이 나온다.

증상 초기엔 약물치료와 함께 케겔운동이나 스쿼트운동 등 골반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을 함께 처방받게 된다. 브릿지나 런지 운동, 요가 등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나아지지 않으면 병원에선 방광의 수축력을 감소시키거나 요도의 압력을 증가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 약을 쓰거나 전기자극치료를 하게 된다.

증상이 심할 땐 TOT(요도슬링수술)를 해야 할 수도 있다. 요도를 지탱하고 괄약근 기능을 강화하는 TOT는 수술 후 90% 이상 환자에서 요실금 증상이 완전히 사라지거나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60세 이상 17만 환자 중 여성이 76%...정부도 ‘요실금 치료 지원사업’

한편, 보건복지부는 노인들이 적기에 요실금을 치료받을 수 있도록 관련 의료비와 의료기기 사용을 지원하는 ‘요실금 치료 지원사업’을 실시하기로 하고, 공모를 통해 시·군·구별 수요를 고려하여 40개에서 80개의 시·군·구를 지원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이 사업을 통해 60세 이상 요실금 진단자 중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연간 100만 원까지 검사비, 약제비, 물리치료비, 수술비 등 요실금 관련 의료비 본인부담금 등을 지원한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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