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이른 무더위…급성장염 환자도 늘었다
예년보다 빨라진 더위로 인해 음식물이 쉽게 상해 세균성 장염과 식중독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더운 날씨에 음식을 잘 못 섭취했다가는 심각한 구토와 설사로 인한 탈수 증상과 함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 통계를 보면 2022년 장염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579만 1,708명. 특히 6월(60만 7,089명)과 7월(69만 842명)에 집중돼 있다. 1년 중 장염 환자가 가장 많이 나오는 때다.
게다가 올해는 무더위가 더 일찍 찾아왔다. 기상청은 "최근 경기도 대부분 지역에 불볕더위 특보가 발효 중이며, 서울을 포함한 일부 지역에 폭염주의보를 발효한다"고 밝혔다. 올해 급성장염이 더 창궐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21일 봉생기념병원(이사장 김남희)에 따르면 최근 이 병원을 찾는 장염 환자가 지난해 6월 대비 약 30%가량 늘었다. 소화기내과 김석훈 진료과장은 "여름철 장염은 부패한 음식물 섭취로 인해 많이 발생하지만, 더위를 피해 수영장, 계곡, 바다 등을 찾다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 때문에 걸리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급성장염(腸炎, gastroenteritis 또는 infectious diarrhea)은 장에 염증이 생겨 복통, 설사, 혈변, 발열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 다른 사람에게 옮기는 ‘감염성’ 장염도 있고, 그렇지 않은 장염도 있다.
보통의 경우라면 장염에 걸렸을 때 적절한 휴식과 수분 섭취만으로도 상당히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신장병 등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나 유·소아, 고령의 노인 등은 장염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38℃ 이상으로 치솟는 고열이 하루 이틀 지속하거나 하루 6회 이상의 심한 설사, 혈변, 심한 복통, 구토 등의 증상이 동반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의사 처방에 따라 약도 먹고, 치료도 받는다. 김석훈 과장<사진>은 "만약 고열에다 심한 복통까지 같이 온다면 장의 점막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여기다 설사나 구토로 체내 수분이 급격히 감소할 수 있으므로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전해질이 포함된 음료를 충분히 마셔주는 게 좋다. 특히 증상이 나아질 때까지는 자극적이거나 기름진 음식은 절대 피해야 한다.
그래도 여름철 장염은 예방이 최선이다. 무엇보다 개인위생은 물론 식재료를 고온에서 충분히 익혀 먹고, 조리도구를 구분해 쓰는 등 음식물 관리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