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죽음’ 연구 통해 환자 살리려는 女의학자

김유선 교수,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 수상

14일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 시상식에서 연구 성과를 강연 중인 김유선 아주대 의대 교수. [사진=로레알코리아]
세포가 죽는 과정을 연구해 면역항암제를 개발 중인 김유선 아주대 의대 생화학교실 교수가 올해 한국 여성과학계를 대표하는 연구자 중 하나로 꼽혔다.

김 교수는 지난 14일 로레알코리아와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이 시상하는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을 수상했다.

김 교수는 세포가 죽는 과정(Cell Death)을 연구하는 의학자다. 이 과정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에이즈나 퇴행성 신경질환이 발생하고, 반대로 과도하게 적으면 암이 발생한다.

특히, 김 교수는 스스로 세포가 사멸하는 ‘네크롭토시스'(Necroptosis) 전문가다. 이 과정에서 염증 반응을 부르는 ‘RIPK3(립케이쓰리) 단백질’ 활동을 처음 규명해 국제적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RIPK3 단백질을 활용하면 피부와 관절 등에서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과 유방암, 소화기암, 폐암 등의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염증 반응이 과도한 자가면역질환엔 RIPK3 단백질 발현을 억제한다. 반대로 항암치료에선 암세포 때문에 위축한 면역체계를 되돌리기 위해 RIPK3 단백질 발현을 높인다. 이런 원리에 기반한 치료제 개발이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어 이르면 수년 뒤 상용화할 가능성이 높다.

김 교수는 “여성 과학자의 경력이 결혼과 출산 이후에도 이어지도록 사회적 지원과 주변의 격려가 필요하다”면서 “연구는 불투명한 미래를 향해 많은 시간을 쏟는 과정이기에 사회적 기반 없이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14일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 시상식에서 질문을 받고 있는 수상자들. 왼쪽 두번째부터 △박주영 로레알코리아 사이언티픽 디렉터 △백자현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 회장(고려대 교수) △김유선 교수 △박효정 교수 △이은정 교수 △이찬빈 교수 △박소현 교수. 사진=최지현 기자.

주목할 만한 연구를 진행 중인 신진 여성과학자를 선정하는 ‘한국 여성과학자상 펠로십’에는 △박효정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조교수 △이은정 연세대 의대 피부과학교실 연구조교수 △이찬빈 부산대 생명시스템연구소 연구교수 △박소현 성신여대 화학에너지융합학부 조교수 등 4명이 선정됐다.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은 국제 여성과학계의 대표적인 시상식이다. 매년 5개 대륙을 대표하는 여성 과학자를 선정해 수여한다. 지난달엔 국제 단위 시상식을 진행했다. 국내에선 1998년부터 한국 단위 시상식을 개최하고 있다.

사무엘 뒤 리테일 로레알코리아 대표는 “세상은 과학을 필요로 하고 과학은 여성을 필요로 한다”면서 “로레알은 남녀에 관계없이 과학기술 발전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여성과학자를 조명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여정에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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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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