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서 혈변 나올 때… “치질이라면 오히려 다행”

최근 대변을 볼 때마다 피가 비쳐 항문외과를 방문한 그에게 의사는 “소화기내과 진료도 함께 받아보시라”고 권했다. 경미한 치질이 있다는 정도는 알고 있던 A씨는 적잖이 놀랐다. “치질 이상의 그 무엇이 있다는 얘기인가?”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우리가 음식을 섭취하면 소화 및 영양소 흡수 후 남은 찌꺼기를 대변을 통해 배설하는데, 이는 식도, 위, 십이지장, 소장, 대장 등 소화관을 순서대로 거치게 된다. 이곳에 어떤 이유로 출혈이 발생해 항문으로 배출되면 이게 바로 혈변(血便).

색깔만으로도 어디에 탈이 났는지 정도는 알 수 있다. 식도나 위 등 상부(上部) 위장관에 출혈이 발생하면 위산과 혈액 속 헤모글로빈이 반응해 변이 흑색을 띤다. 반면 소장, 직장, 대장 등 하부 위장관에 출혈이 발생하면 위산과 섞이지 않아 선분홍색을 띤다.

그러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 대동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 임태원 과장(소화기내과)은 “하부 위장관에 혈액이 오래 머물러 있는 경우 세균에 의해 색이 검게 변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상부 위장관 역시 출혈이 많거나 급속히 발생해 위산과 반응할 시간이 없는 경우 밝은 적색으로 배설되기도 한다”고도 했다. 결국 색으로만 감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얘기다.

혈변만 나타나는 경우 외에도 핏덩어리, 점액, 피 섞인 설사 등 형태가 다르거나 복통, 흉통, 구토, 체중감소, 현기증, 발한, 창백, 저혈압, 빈맥 등 전신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혈변으로 알 수 있는 의심 질환도 정말 다양하다. 위궤양부터 십이지장 궤양, 식도 정맥류로도 나올 수 있다. 또 치질도 있겠지만 대장 게실증, 혈관형성 이상, 염증성 장질환도 원인. 더 심하게는 위암, 대장암 때문에 혈변이 나올 수도 있다.

출혈 원인을 찾아 그에 맞는 치료에 들어가는데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과 위·대장 내시경 등 여러 검사를 통해 진단하게 된다.
임태원 과장은 “혈변이 나타나면 가장 먼저 치질을 생각하는데 혈변의 원인 질환 중 하나일 뿐”이라며 “다양한 의심 질환이 있으므로 환자 본인이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한편, 위장관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짭고 매운 음식, 지방이 많은 음식, 술 등을 삼가며 물과 양질의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해야 한다. 적절한 운동과 본인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는 등 평소 신체 정신적 건강 증진을 위해 노력하도록 한다.

40세 이상이라면 2년에 한 번 위내시경검사를, 50세 이상부터는 5년에 한 번 대장내시경검사를 주기적으로 받도록 돼 있다. 하지만 가족력이 있거나 관련 질환까지 있다면 소화기내과 전문의와 상담 후 더 자주 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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