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오보안법 제동...우시 일단 '숨통'
국방수권법 개정안에 포함 안돼…"中 로비 효과 있었나"
우시앱텍과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미국의 규제 대상으로 지목된 중국 기업들이 바이오보안법 제정에 제동을 걸었다.
바이오보안법은 미국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는 기업이 중국 바이오기업과 거래하는 것을 제한하는 법안이다. 특히 중국 최대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 우시바이오로직스와 우시앱텍이 바이오보안법 규제 대상에 포함되며 미국 시장 퇴출까지 점쳐지는 상황이었다.
앞선 지난달 미국 브래드 웬스트럽 하원의원(공화당, 오하이오)은 바이오보안법을 국방수권법(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 NDAA)에 포함시키는 수정안을 하원 규칙위원회에 제출했다. 국방수권법은 미국의 안보, 국방정책, 국방 예산 지출 등을 다루는 법이다.
국방수권법은 매년 대통령 승인 후 시행되는 법안이기에 이번에 바이오보안법이 포함되면 올해 안으로 규제가 시작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11일(현지시간) 열린 하원 규칙위원회는 바이오보안법을 국방수권법 개정안에 포함시키는 것을 거부했다.
바이오보안법은 지난 1월 발의 후 5월 하원 상임위원회에서 찬성 40, 반대 1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연내 통과될 것으로 보였다. 이에 우시 측은 법안을 저지하기 위한 노력에 나섰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리차드 코넬 우시앱택 미국·유럽 총괄은 워싱턴DC에서 현지 정치인들과 대담을 진행했다. 윌리엄 에이치슨 우시바이오로직스 제조 수석부사장과 엘리자베스 스틸 홍보이사 역시 상하원 의원들을 만나 바이오보안법이 자사의 활동을 왜곡하고 있는 점에 대해 적극적으로 어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하원 규칙위가 국방수권법 개정안에 바이오보안법을 포함시키지 않으면서 해당 법안의 제정 절차도 탄력을 잃게 됐다. 우시 측의 로비가 일부분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우시바이오로직스와 우시 앱텍의 홍콩증시 주가는 전일 종가보다 각각 14.21%, 8.45% 올랐다.
다만 이번 결정은 바이오보안법의 제정 취소가 아닌 지연일 수도 있다는 업계 의견도 있다. 특히 바이오보안법 시행으로 우시 측이 시장 퇴출 수순에 들어가면 반사이익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미국 CDMO 업계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신중히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미국 상하원이 정당에 관계 없이 바이오보안법에 대한 유례없는 지지를 보내고 있어 향후 제정 절차가 어떻게 전개될지 지속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며 “상원에서 국방수권법에 포함시키거나 바이오보안법만 단독 입법 절차를 밟는 등 여전히 대안이 충분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