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감량제, 지방간질환에 획기적 약효 보여”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서보두티드 임상2상 성공
독일 제약사 베링거잉겔하임이 개발 중인 서보두티드(survodutide)의 2사 임상시험에서 최대 83% 환자의 지방간 지표를 실질적으로 개선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를 이끈 미국 스트라비츠-산얄 간질환대사건강연구소의 아룬 산얄 소장은 서보두티드가 “이 병에 대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MASH는 한동안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으로 불리던 질환이다. 건강한 간은 지방 함량이 5% 이하에 불과하다. 하지만 비이상적 지방 축적이 이뤄지면서 간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대사증후군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간이 굳는 간경화와 간암 심지어 간 이식이 필요할 정도의 위험에 빠드린다. 비만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세계적으로 약 4명 중 1명이 이 질환에 영향을 받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MASH 치료제는 현재까지는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의 레스메티롬(제품명 레즈디프라)이 유일하다. 또 모든 환자가 처방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새로운 임상시험은 오젬픽, 위고비, 마운자로, 젭바운드와 같은 GLP-1 계열 약물이 MASH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최초로 보여준 것은 아니다. 지난 11월 보스턴에서 열린 미국간질환학회 연례회의에서 발표된 산얄 소장이 주도한 또 다른 연구에서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의 GLP-1 약인 레타트루티드(retatrutide)가 비만인들의 간에서 지방을 줄이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보두티드 임상시험에는 25개국에서 온 282명의 성인이 참여했다. 이들은 모두 간 조직에 어느 정도 섬유화(흉터)가 있는 MASH를 갖고 있었다. 환자들은 24주 동안 위약 또는 세 가지 용량의 서보두티드(2.4㎎, 4.8㎎, 6㎎) 주사 중 하나를 맞았다. 이후 24주 동안 매주 복용량을 6㎎으로 점차 늘렸다.
연구진은 48주 동안 83%의 환자가 지방간 지표가 개선됐으며 간 지방 수치가 낮고 염증이 있으며 섬유증이 악화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환자의 4분의 3은 지방간 질환이 해결됐다. 이는 간에 섬유증, 염증 및 지방이 감소한 것을 의미한다. 또 50%의 환자는 섬유증 및 간 효소가 개선되고 질병이 진행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다른 GLP-1 약물과 마찬가지로 메스꺼움, 설사, 구토 등 위장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서보두티드는 글루카콘과 GLP-1수용체에 동시 작용하는 약물이다. 글루카곤은 포도당을 생성해 혈당을 높이고, GLP-1는 인슐린 분비를 통해 혈당을 낮춘다. 연구진은 생쥐실험을 통해 이 이중작용제가 간의 지방을 더 잘 표적화해 표준 GLP-1 약물의 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임상시험을 실시한 결과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미국 버지니아커먼웰스대(VCU) 교수이기도 한 산얄 교수 소장은 “이 데이터는 GLP-1 효과와 더불어 글루카곤 작용제를 통한 직접적인 간 표적이 MASH를 해결하고 섬유증을 개선하는 동시에 GLP-1 작용제의 이점을 유지한다는 것을 보여주다”고 말했다. 그는 “섬유화를 동반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에 대한 약물 개발의 새로운 장을 열었으며, 단일 약제가 잠재적으로 간 질환과 관련 질환을 모두 표적으로 할 수 있어 섬유화와 여러 비만 관련 질환을 동시에 앓고 있는 수백만 명에게 희망을 제공하게 됐다”고 이번 연구결과를 부연 설명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ejm.org/doi/full/10.1056/NEJMoa2401755)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