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7일 ‘서울대병원 그룹 전체 교수님들께 전달하는 메시지’를 산하 3개 병원(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 교수들에게 발송했다.
김 병원장은 “비대위의 무기한 진료를 중단하겠다는 결정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중증 환자와 암환자 등 심각한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대다수인 우리 병원의 진료 중단은 환자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김 병원장은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교수들의 집단 휴진을 만류하는 한편, 의정갈등의 중재자 역할을 맡아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비대위의 결정은 환자분들의 불편을 넘어서서 안전에도 상당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되기에 이번 결정을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투쟁은 국민과 의료계와의 반목을 심화하고 우리가 원하는 진정한 의료에서 멀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대 교수들이 우려하고 있는 사안인 전공의 보호와 향후 처우 개선을 약속하기도 했다. 김 병원장은 “전공의 수련 혁신을 위한 TF(태스크포스팀)를 앞장서 가동하고 있기에 전공의 수련 혁신 과제를 추진하고 수련환경 개선도 빠르게 추진할 계획”이라며 “병원장으로서 전공의에게 일체의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수님들께서 전공의가 원하는 의료정책을 결정할 기구 설치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주고 세계 최고 의료 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환자단체 등에선 이날 김 병원장의 집단휴직 불허 방침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이날 공개한 입장문에서 “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집단 휴진 하겠다고 결의한 내용을 서울대 병원장이 불허한다는 소식을 연합회는 크게 환영한다”며 “교수 집단 휴진을 허가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책임있는 지성인의 자세다”고 드높였다.
연합회는 이어 “서울대 의대 교수진과 의협을 비롯한 의사단체들은 국민과 환자의 원성에 아랑곳하지 않고 집단이기주의를 강변하는 몰상식한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서울대 비대위 교수들에게 간청한다. 정부와 함께 전공의가 돌아올 수 있도록 방안과 논의를 먼저 진행해 주시길 바란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