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없이 목숨뺏는 심장마비”… ‘이 8가지’만 지켜도 위험 낮아져

[권순일의 헬스리서치]

건강하고 활기찬 모습의 노부부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면 심뇌혈관 질환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심뇌혈관 질환은 심혈관 질환과 뇌혈관 질환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이중 심혈관 질환은 심혈관 이상으로 생기는 병으로 고혈압, 협심증, 심근 경색, 부정맥, 관상동맥 질환 등이 있다. 뇌혈관 질환은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혀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뇌졸중, 뇌동맥류 등이 이에 해당한다.

심뇌혈관 질환은 외부적인 증상이 거의 없고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하기 때문에 ‘소리 없는 살인마’로 불린다. 심뇌혈관 질환은 전 세계 사망 원인의 29%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한 병이다.

이렇듯 위험한 심뇌혈관 질환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건강한 식습관이 중요하다. 또한 꾸준한 체중 조절로 비만을 피해야 하고, 특히 혈압과 혈관 건강에 신경 써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심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암에 이어 두 번째이지만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는 사망 원인 1위인 경우가 많다. 미국의 경우 매년 거의 100여만 명이 심뇌혈관 질환으로 사망한다.

그런데 최근 몇 가지 주요 생활 습관을 따르면 심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40% 가까이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끌었다. 특히 심뇌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도 이 생활 방식을 유지하면 어떤 원인으로든 사망할 위험이 거의 80%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라 자세히 알아봤다. 이 연구는 미국심장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AHA)에서 한 것이라 그 신뢰성이 높다.

AHA 과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56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에서 건강한 식단을 섭취하고, 매일 밤 7~9시간의 수면을 취하고, 담배를 피우지 않고, 운동을 하고,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그리고 체중을 관리하는 사람들은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이 36%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심뇌혈관 질환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이 심뇌혈관 질환에 걸리거나, 심장마비나 뇌졸중으로 사망할 위험이 39% 감소했다. 특히 심뇌혈관 질환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이라도 위에서 언급한 생활 방식을 잘 지키는 사람들은 어떤 원인으로든 사망할 위험은 거의 80%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AHA의 영양 역학과 수석 연구원이자 교수인 지안타오 마 박사는 “이 여덟 가지 팁을 따르면 나이나 병력에 관계없이 심뇌혈관 질환 발병 위험과 이로 인한 사망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 결과는 실제 나이에 관계없이 더 나은 심장 건강에 좋은 행동을 하고, 심장병 위험 요인을 관리하는 것이 더 젊은 생물학적 나이와 심장 질환 및 뇌졸중 위험 감소, 심장병 및 뇌졸중 사망 및 어떤 원인에 의한 사망과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심장 건강에 좋은 생활 방식 선택이 사람의 전반적인 건강에 기여하는 신체와 세포의 생물학적 노화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유전학, 식단, 운동 및 환경을 포함한 다양한 요인들이 신체의 노화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것들은 사람의 DNA에 영향을 미쳐 ‘마커(markers·표지, 표식자)’를 남긴다. 과학자들은 이 표지들을 읽고 암이나 심장병과 같은 특정한 건강 상태에 얼마나 걸릴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지표로 사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1948년 시작된 ‘프레이밍햄 심장 연구(Framingham Heart Study)’에 참여한 5680명의 DNA를 분석하고, 개인과 가족을 추적해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을 파악했다. 연구 대상자들의 평균 연령은 56세였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가족력에 대한 세부 정보를 가지고 있었고, 이를 통해 그들이 유전적으로 심장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알 수 있었다. 그런 다음 각 참가자에게 미국심장협회의 ‘라이프 에센셜 8(Life Essential 8)’을 기반으로 1에서 100점까지 생활 방식 점수를 부여했다.

라이프 에센셜 8 점수는 식단, 신체 활동, 수면 시간, 흡연 상태, 체질량 지수(BMI), 콜레스테롤 및 혈당, 혈압 수치를 근거로 산출된다. 100점은 최고점으로 8가지 지침을 모두 완벽하게 준수했음을 의미한다.

산출 근거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식단은 AHA의 고혈압 예방을 위한 식이요법 계획에 얼마나 잘 맞는지에 따라 평가됐다. 식단은 채소를 많이 먹고, 고지방 고기와 설탕이 든 음료, 고 염분 음식은 적게 먹는 것으로 구성됐다.

다음으로 참가자들의 수면의 질은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7~9시간 사이의 수면을 취해야 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연구원들은 또한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담배를 피우지 않는 참가자에게 좋은 점수를 매겼다.

그런 다음 생리학적 측정에 따라 참가자를 평가했다.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들은 체질량지수(BMI)가 낮고, 콜레스테롤이 낮았으며 혈당과 혈압이 더 안정적이었다. 연구팀이 생활 습관, 가족력, DNA 변화 등을 살펴보니 생활 습관 점수가 높은 사람은 낮은 사람보다 심뇌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36%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적으로 심혈관 질환에 걸리기 쉬운 사람들은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이 78%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점수가 높은 사람들은 애초에 심장 질환에 걸릴 확률이 39% 낮았다.

또한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실제 나이보다 생물학적 나이가 현저히 젊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이는 심장 건강에 좋은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유전자 시계를 되돌리는 데 도움이 됐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모든 사람이 심장병과 뇌졸중 건강 요인 8가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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