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운동이 가장 쉬운데"...무조건 많이 걸을수록 좋다?

오래 걸으면 좋지만 '무리'하면 안돼...이상 징후 있으면 휴식, 운동량 조절해야

걷기
'걷기'는 간편하고 효과적인 좋은 운동이지만 관절 통증 등이 생길 정도로 무리해서 걷는 것은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건강과 관련해 빼놓지 않고 언급되는 운동, 그 중에서도 쉽고 편하게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걷기다. 무조건 강도 있게, 많이, 오래 걸으면 좋은걸까? 물론 아니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내 몸이 감당할 수 없는 무리한 운동은 제아무리 '걷기'라고 해도 당연히 좋지 않다.

개인 체력, 질환 여부 등 고려해야

사실 규칙적인 걷기 운동, 특히 최근 주목받고 있는 장거리 걷기는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의 위험을 줄이고 근육과 뼈 강화, 심지어 적절한 체중 유지하는 데 확실히 도움이 된다. 미국 건강정보매체 '에브리데이헬스(Everyday Health)'는 2020년 4,8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더 많이 걷는 것이 적게 걷는 것에 비해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크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걷기는 물론 운동에 있어 특정할 수 있는 '한계치'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절대적 기준이 없다고 해서 '적절함'을 나누는 기준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어느 정도의 거리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걷느냐는 걷는 사람의 나이, 체력 수준, 관절 등 건강 상태, 날씨, 걷는 길의 상황 등 여러 요인에 따라 결정된다. 이를 고려한 기준을 넘는 '과한' 운동은 오히려 신체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오래 걸으면 좋다는 말에 처음부터 너무 높은 목표를 세우고 덤벼들다간 부상 위험이 커질 뿐 아니라 심각한 근육통 등 후유증으로 오히려 운동을 지속하기 어려울 수 있다.

특정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무리한 걷기는 오히려 위험할 수 있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고혈압이나 심장병 등 심혈관 질환이 있는 경우 심박수가 지나치게 높아질 수 있으니 무리하지 않는 게 좋다. 이런 질환을 앓고 있다면 걷기를 시작하기 전에 강도, 시간 횟수 등 구체적인 계획을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는 과정은 필수다.

무릎 관절염 등의 발이나 하지 관련 질환이 있거나 천식이나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등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 역시 무리하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다. 노년층도 걷기 운동 중 부상이나 낙상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건강에 좋다고 과하게 운동을 강행하는 것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무리한 걷기...관절 이상, 수면 장애 불러

걷는 게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특정 동작을 반복해 인대, 힘줄 등이 손상되는 과사용 부상이 생길 정도로 무리하게 걸어서는 안 된다.

관절 등이 과사용 지점에 거의 육박했다는 징후로는 관절 통증, 갑자기 뻣뻣진 몸, 평소와 다른 관절 감각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있으면 바로 걷는 거리를 줄이거나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 과도한 운동을 하면 잠을 설치는 수면 장애가 생기거나 짜증이나 불안감이 심해지기도 한다. 운동을 하지 않는 데도 심장이 너무 빠르게 뛰는 것 역시도 운동량이 과함을 알리는 신체 징후 중 하나로 이런 경우에도 운동량을 줄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오래, 많이 걷기 위해서는 꾸준한 훈련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갑자기 목표치를 높여 운동 강도를 높이기보다는 점진적으로 체력을 끌어 올리며 거리를 늘리는 게 좋다. 감당할 수 있는 거리로 시작해 일주일마다 10%씩 거리를 늘린다던가 걷는 시간을 늘리는 등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근력 운동을 병행해 걷기에 도움이 되는 대퇴사두근(허벅지 앞쪽), 햄스트링(허벅지 뒤쪽), 둔근(엉덩이), 등과 복부 근육을 단련하면 근육량과 지구력이 좋아져 더 오래, 멀리 걷기가 가능해진다. 오래 걸을 때는 출발 직전에 땀을 많이 흘릴 것을 대비해 물이나 이온음료를 지참하고 편한 운동화를 착용하는 등 충분한 준비를 하는 게 좋다.

    김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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