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좀먹는 ‘톡 쏘는 설탕물’ 청량음료

[박효순의 건강직설]

기온의 상승은 일사병·열사병 등 온열질환이나 식중독·장염 등 세균·바이러스 감염 질환의 증가 등 건강에 여러 악영향을 미치는데, 지구 온난화의 나비효과로 인한 청량음료 섭취의 증가 또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6월에 접어들면서 낮 기온이 27∼28도를 넘어 3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조만간 30도를 넘어 35도를 넘는 폭염이 올해도 장기간 나타날 전망이다.

세계기상기구(WMO)가 최근 공개한 ‘아시아 기후 현황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아시아 연평균 지표 기온은 1991∼2020년 평균보다 섭씨 0.91도 높았다. 1961∼1990년 평균과 비교하면 상승폭은 섭씨 1.87도로 커져 가파른 온도 상승을 나타냈다.

기온의 상승은 일사병·열사병 등 온열질환이나 식중독·장염 등 세균·바이러스 감염 질환의 증가 등 건강에 여러 악영향을 미치는데, 지구 온난화의 나비효과로 인한 청량음료 섭취의 증가 또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3대 청량음료는 콜라, 사이다, 환타이다. 환타는 브랜드명이지만 ‘과일 맛 탄산음료’의 대표상품인 만큼 그냥 환타라고 하겠다. 제록스(복사), 포크레인(굴삭기), 보톡스(보툴리눔 톡신 의약품)가 브랜드명이면서 제품의 범주를 대표하는 것처럼 쓰이듯 말이다.

유통가에 따르면, 온도는 식품의 판매량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변수이다. 상품의 수요가 급격히 변하는 시점 기온을 ‘임계온도’라고 한다. 콜라, 사이다, 환타 등 무더울 때 많이 팔리는 청량음료의 임계온도는 25℃이다. 콜라는 임계온도에서 1℃ 오를 때마다 매출이 15% 증가하고, 사이다는 10%, 스포츠음료의 경우 2℃ 오를 때마다 판매량이 8%씩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량음료는 갈증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량의 당류를 함유해서 당뇨나 비만, 심혈관질환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용량이 355㎖인 콜라 A제품을 살펴보면 ‘영양성분표’에 원재료가 정제수, 당 시럽, 설탕, 기타 과당, 이산화탄소, 캐러멜색소, 인산, 천연향료, 카페인(향미증진제)이라고 되어 있다. 비율은 나와 있지 않으나 양이 많은 것부터 앞쪽에 기재하므로 이 콜라는 ‘진한 갈색의 톡 쏘는 설탕물’이라고 보면 된다.

A제품의 구체적인 영양정보를 보면, 당류가 38g인데 1일 영양성분 기준치에 대한 비율이 38%라고 되어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여기에 곱하기 2를 해서 70% 이상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첨가당에 대한 국내 식약처의 ‘%기준’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절반 수준이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청량음료처럼 천연당 없이 첨가당만 들어가는 제품에 대해서라도 WHO의 기준을 준용하거나, 그보다 더 엄격하게 당류 정책을 펴서 당류 과다 섭취로 인한 ‘국민건강의 빨간불’을 해소하는 새로운 전기로 삼기를 바란다.

    박효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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