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장질환 ‘크론병·궤양성대장염’ 표적치료 시대 개막

JAK 억제제 '린버크' 급여권 안착...실질적 치료 기반 마련돼

예병덕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난치성 질환으로 손꼽히는 염증성 장질환에 먹는 표적치료제가 국내 처방권에 안착했다. 다국적 제약사 애브비가 개발한 ‘린버크(성분명 유파다시티닙)’는 궤양성대장염과 크론병 치료에 허가를 받고 올해 4월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이 약물은 질환 발생에 관여하는 염증 물질 JAK1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경구용 옵션이다.

예병덕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31일 열린 한국애브비의 린버크 급여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빠른 증상 조절은 물론 점막 치유에도 높은 효과를 보인다는 점에서 환자들의 예후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문가 평가를 밝혔다.

통상 염증성 장질환은 장관 내 비정상적인 면역반응과 내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만성 염증이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는 질환이다. 대표적으로 궤양성대장염과 크론병이 있다. 이들 질환은 만성 염증으로 인해 설사, 혈변, 복통 등의 위장관 증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며, 제대로 치료받지 않으면 장 협착, 천공 등의 합병증, 대장암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엔 동양인에서 비교적 드물게 발생하는 질환이었으나, 서구화된 식습관을 비롯해 다양한 이유로 유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2010년에서 2019년까지 10년간 크론병 환자 수는 2.37배, 궤양성대장염 환자 수는 2.3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는 약물요법이 우선이다. 처방하는 약으로는 항염증제(5-아미노살리실산) 및 부신피질 호르몬제(스테로이드제), 면역억제제 등을 사용하고, 이러한 약제의 효과가 부족하거나 부작용이 심할 경우 생물학제제, 소분자제제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생물학제제와 소분자제제는 염증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특정 물질(사이토카인)이나 염증 발생의 경로를 차단함으로써 효과를 낸다.

최근엔 효과를 높인 표적치료제가 임상현장에 도입되면서 치료 목표도 바뀌고 있다. 단순 증상 조절을 넘어 증상의 소실과 함께 장 점막의 병변을 치유해 구조적인 장 손상이나 신체 장애를 예방하는 것이 최종 목표가 됐다.

여기서 린버크는 보편적인 치료제(코르티코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등의 치료)와 생물학제제에 적절히 반응하지 않거나, 반응이 소실된 경우 등 중등도 이상의 성인 중증 활동성 궤양성대장염 및 크론병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예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에 다양한 치료제가 도입됐지만 점막 치유, 환자 편의성 등 측면에서는 여전히 아쉬운 점이 있었다”며 “점막이 제대로 치유되지 않으면 장의 협착이나 천공과 같은 합병증과 대장암 등의 위험성도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린버크는 임상연구를 통해 높은 효과가 확인되면서 환자들의 장기 예후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젊은 환자들이 많은 염증성 장질환의 특성상 1일 1회 경구 복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순응도 제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린버크는 임상 연구에서 궤양성대장염과 크론병 치료에 있어 위약(가짜약)군 대비 내시경적 관해, 임상 관해,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사용하지 않는 임상적 관해에 더 많은 환자들이 도달했고, 치료 2주차에 개선효과를 보고하는 등 빠른 임상 반응을 보였다.

예 교수는 “린버크는 경구제 옵션인 JAK 억제제 중 유일하게 국내에서 크론병에 허가를 받고 보험급여가 적용되는 치료제”라며 “이번 보험급여 적용을 통해 환자들이 경제적 부담을 덜고 더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닥터콘서트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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