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6월부터 큰 싸움"... '의사총파업' 언급은 없어
"정부, 필수의료 위한 지속적인 대화 협의체 구성해 달라"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서울을 비롯한 전국 7개 지역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정부의 의대 증원 강행을 비판하며 오는 6월부터 '큰 싸움'을 예고했다.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은 전날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대한민국 정부 한국의료 사망선고의 날'이라는 이름의 집회를 열었다. 집회는 서울을 외에도 부산·대구·광주·전주·대전·강원 등 6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대한문 앞 인도를 메운 의협 회원들은 가슴에 근조 리본을 단 채 촛불과 함께 '국민건강 사망, 의학교육 사망', '무너진 의료정책 국민도 의사도 희망 없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어 올렸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지금 이 사태의 본질은 정부가 일으킨 의료농단, 돌팔이를만들겠다는 교육농단, 암 환자 고려장, 어르신들이 돈 많이 드는 진료는 못 받게 해 일찍 죽게 하겠다는 의료 고려장"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를 '나치 시대 게슈타포(비밀경찰)'라고 표현하는 등 강도 높은 비난을 이었다. 임 회장은 "만약 정부가 지금이라도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을 바로잡지 않고 계속해 나라가 망하는 길로 가겠다면 의사들은 시민들과 함께 국가를 잘못된 길로 인도하는 자들을 끌어내리는 선봉에 서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의협의 향후 투쟁과 관련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의료 농단에 대한 큰 싸움을 시작한다. (의대) 교수님들도 기꺼이 동의해줬다"며 "이제는 개원의, 봉직의도 본격적으로 이 큰 싸움에 나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일부 언론은 의협이 집회에서 '의사총파업'을 선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이번 집회에서는 '총파업'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집회에서 김교웅 의협 대의원회 의장의 '애도사'를 대독한 한미애 부의장은 "2024년 5월 30일 밤 9시 서울 한복판 대한문에서 감히 한국 의료가 죽었다는 선고를 내린다"며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신입생 정원 증원 발표는 의료의 질 유지와 발전으로 향하는 다리를 끊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밤 한국 의료의 사망 선고에 삼가 애도를 표하고 새로운 한국 의료의 재기를 알리는 시발점으로 삼겠다"며 "정부의 공식적인 대화를 다시 한번 요청한다. 의대 정원 증원이라는 정책을 정해놓고 '들어와 이야기하자'는 언론 플레이가 아니라 필수의료 개선을 위한 실질적 출발점을 만들 수 있는 항구적이고 지속적인 대화 협의체 구성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