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다 출혈로 하루 생리대만 30개”…자궁 하나 더 있었다, 무슨 일?

생리출혈양이 엄청났던 여성...중복자궁 질환으로 진단, 4명의 자녀 출산했는데도 자궁 두개인지 알지 못해

하루 30개가 넘는 생리대가 필요할 정도였던 출혈이 많고 생리통이 심했던 여성, 그 원인이 바로 자궁이 두개이기 때문이라는데.., [사진=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보도 갈무리 / 하단=게티이미지뱅크]
한달에 한번 찾아오는 생리가 이 여성처럼 끔찍할 수 있을까. 하루 30개가 넘는 생리대가 필요할 정도였던 출혈이 많고 생리통이 심했던 여성, 그 원인이 바로 자궁이 두개이기 때문이라는데..,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햄프셔주 베이싱스토크에 사는 4명의 자녀를 둔  제이드 윌리엄스(31세)는 생리때 마다 곤욕이었다. 너무도 많은 출혈로 생리가 샐까봐 두려워 항상 기저귀형 생리대를 착용해야 했고 늘 바지 두벌을 껴입고 다녔다. 제이드는 왜 자신의 생리가 이토록 끔찍한지 의사들을 찾아갔지만 그들은 ‘더러 생리양이 비정상적으로 많을 수 있다’는 설명만 늘어놨다.

제이드는 19살이던 2012년 11월, 첫 아이 엘루이스를 출산한 후 문제를 겪기 시작했다. 일곱 살 에이제이, 다섯 살 메이지, 네 살 시에나 등 세 아이를 더 낳은 후에도 제이드의 출혈은 계속됐다. 매번 병원 의사들은 ‘일부 여성은 출혈이 심하다’는 말만 해왔고, 출혈을 조절하기 위해 호르몬 피임약을 처방해줬을 뿐이었다. 그마저도 아무 효과가 없었다.

10년 동안 극심한 생리 과다의 원인을 알지 못해 병원을 옮긴 그는 지난 2023년 10월, 응급 생검을 받은 후에야 드디어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제이드는 10년 전 첫 임신 직후 자궁경부에서 전암 세포를 제거하기 위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추가 생검과 시술 중 자궁 폴립 9개를 제거한 후 제이드는 모든 것이 깨끗하다는 판정을 받았고, 생리 때마다 출혈이 심한 이유에 대해서 자궁이 두개이기 때문이라는 진단을 처음 들을 수 있었다. 제이드는 자궁이 두개인 중복자궁 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이다.

네명의 자녀를 출산했음에도 몰랐던 중복자궁…생리가 자궁 두개에서 일어나 양 엄청났던 것 

중복자궁(Uterus didelphys)은 선천성 희귀 질환이다. 태어날 때 부터 2개의 자궁을 가지지만 알아 차리기 쉽지 않다. 보통 중복자궁은 사춘기 이후에야 정기적인 신체 검사나 스캔을 통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제이드는 네 명의 자녀를 출산한 경험이 있고, 수많은 부인과 검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발견되지 않았다.

제이드의 생검을 담당한 의료진에 따르면 이유를 알수 없지만 수술 후 제이드의 두 번째 자궁이 기능을 잃었고 막히기 시작했다. 제이드는 호르몬 피임의 일종으로 자궁 내 삽입 코일(IUS coil)을 자궁의 기능을 하고 있는 1개의 자궁에 삽입했다. 이에 따라 생리 과다에 대한 걱정 없이 제이드는 다시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플라스틱과 같은 유연한 재질로 만들어진 IUS 코일은 호르몬을 방출하는 자궁 내 장치(IUD)의 한 형태다. 자궁 내에 삽입돼 호르몬(주로 프로게스틴)을 방출한다. 이 호르몬은 자궁 내막을 얇게 하고, 자궁 경부 점액을 두껍게 만들어 정자의 이동을 막고 배란을 억제한다. IUS 코일은 생리통을 줄이고 출혈량을 감소시키며, 장기간 피임 효과를 제공하는 장치로도 사용된다.

제이드는 “출혈이 적어져 직장으로 돌아갈 수 있었고 이번 여름에는 처음으로 반바지와 원피스를 입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10년 넘게 자신을 괴롭힌 이 질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많은 여성들이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전하기도 했다.

중복자궁 질환, 태아 발달 시 두개의 관이 합쳐지지 않고 그대로 남게 돼 

중복자궁 질환은 여성 태아가 발달하는 동안 발생하며 전체 인구의 0.03%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드물다. 일반적으로 이 질환이 있으면 자궁 경부(자궁 기저부의 입구)가 두 개이며, 드물게는 질이 두 개일 수도 있다. 중복자궁이 있으면 유산이나 조산과 같은 임신 문제의 위험이 높다. 실제 제이드의 자녀 4명 모두 예정일 보다 일찍 태어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여자 태아일 때 자궁이 두 개의 작은 관에서 그 모습이 발달한다. 태아가 성장함에 따라 두 관이 결합해 하나의 커다란 속이 빈 기관, 즉 자궁이 된다. 그런데 간혹 이 두 관이 완전히 합쳐지지 않고 각각 별도의 속이 빈 기관으로 발달해 두 개의 자궁을 가지고 태어나면서, 중복자궁 질환을 앓게 되는 것이다.

신체 해부학적으로 두 개의 자궁은 ‘정상’ 자궁만큼 클 수도 있지만, 평균보다 약간 작은 경우가 많다. 자궁이 두개인 만큼 각 자궁에 아기가 자라 동시에 두 번 임신하는 것도 가능하다. 일부 여성은 질이 두 개로 태어나기도 하지만, 질이 하나뿐인 여성과 같은 방식으로 성관계와 월경을 할 수 있다.

닥터콘서트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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