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달라진 남편”…원인은 ‘이것’, 무슨 사연이길래?

결혼 1년차부터 과거와 모습 달라...회사 그만두고 영화만 보거나 강박적 행동 보여

결혼 후 다른 사람처럼 변한 남편(왼쪽)이 치매 판정을 받은 사연이 공개됐다. 아내인 크리스틴(오른쪽)은 똑똑하던 남편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고 말할 정도였다. [사진=데일리메일 보도 갈무리/The Association for Frontote m poral Degeneration]
결혼 후 다른 사람처럼 변한 남편이 치매 판정을 받은 사연이 공개됐다.

최근 영국 매체 더선,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리 할로웨이(43)라는 남성은 36세에 치매 진단을 받았다. 리는 결혼한 지 1년 정도 지난 2016년부터 행동이 달라졌다. 아내인 크리스틴 할로웨이는 “똑똑하던 남편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고 말할 정도였다. 당시 크리스틴은 임신 6개월차였다.

평소 일찍 일어나던 리는 어느 순간부터 일어나는 데 어려움을 느꼈다. 회사를 가지 않는 날이 늘더니 급기야 리는 회사를 그만두고 집에서 영화나 TV 프로그램만 시청했다. 뒷마당의 나무 개수를 세는 등 강박 증상도 보였다. 크리스틴이 출산한 후에도 가족의 존재를 잊은 듯한 생활을 이어갔다. 리가 현관문을 열어둔 채 밖으로 나가는 행동으로 인해 아내와 아이가 위험한 순간도 발생했다.

크리스틴은 “처음에는 남편이 변한 모습에 당황했고 결혼생활에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다”며 “매일 남편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에 무섭고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2017년 1월, 리는 정신과 의사로부터 65세 미만에게 발생하는 치매가 의심된다는 말을 들었다. 정밀 검사를 진행한 결과, 리는 ‘전두측두엽 치매(frontotemporal dementia·FTD)’ 진단을 받았다. 치매 판정 후 리의 상태는 급격하게 나빠졌다.

43세인 현재, 리는 여전히 치매와 싸우고 있다. 리는 지속적인 도움 없이는 말을 하거나 스스로를 돌보기 어려운 상태이며 안전을 위해 아내와 아이와도 떨어져 지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뇌의 전두엽·측두협 손상으로 발생하는 치매…본능적 행동 참지 못하고 판단력 흐려져

알츠하이머 등 다른 치매와 달리 FTD는 기억력보다는 행동과 언어 기능에 문제가 나타난다. 뇌의 전두엽과 측두엽 손상으로 발생하는 치매이기 때문이다. 전두엽은 행동과 판단력을 조절하며 측두엽은 언어 기능 등을 담당한다.

FTD 환자의 약 70%는 문제 행동을 보인다. 사연 속 남성처럼 FTD 진단 전과 다른 성격, 행동을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공격성이 짙어지고 이기적인 모습 등이 나타난다. 본능적인 행동을 참지 못하거나 개인 위생에 신경쓰지 않고 공감 능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인지 장애나 행동에는 이상없이 언어 기능이 떨어지기도 한다. 말을 더듬거나 단어, 문장을 이해하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난다. 반면 말은 제대로 하지만 물건이나 단어 등에 대한 지식이 없어져 단어 선택, 이해에 버거움을 느낄 수 있다.

FTD는 65세 미만 치매 환자에게 발생…국내도 조발성 치매 환자 10년 동안 3.6배 증가

FTD는 주로 65세 미만의 조발성 치매 환자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실제 45~64세 환자가 전체 FTD 환자의 60%를 차지한다는 통계도 있다. 우리나라에도 65세 전에 치매를 판정받는 환자가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09년 조발성 치매 환자는 1만7772명에서 2019년 6만3231명으로 10년새 3.6배 늘었다.

치매는 확실한 치료 효과를 보이는 치료제가 아직까지 없어 미리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당뇨, 고혈압, 비만 등은 신경퇴행성 질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잦은 음주와 흡연도 마찬가지다. 가벼운 신체활동과 규칙적인 운동을 즐기면서 균형잡힌 식단이 치매를 멀리하는 길이다.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생선 등을 골고루 먹는 게 좋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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