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바벤시오’ 6년 써봤더니…신장암에 효과 ‘글쎄’

바벤시오·인라이타 병용요법 장기간 분석...전체 생존율 개선 실패

바벤시오. [사진=머크]

독일 머크의 면역항암제 ‘바벤시오(성분명 아벨루맙)’가 신장암 임상시험에서 고배를 마셨다. 표적항암제를 함께 쓰는 병용 전략으로 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기대를 모았으나, 정작 6년 이상 추적관찰을 진행한 결과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OS) 개선 혜택은 확인되지 않았다.

주목할 점은, 이번 바벤시오의 임상 결과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진행성 신장암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지 5년이 지난 시점에서 공개됐다는 부분이다. 바벤시오와 화이자의 TKI(티로신 인산화효소 저해제) 계열의 표적약 ‘인라이타(성분명 엑시티닙)’ 병용요법은 진행성 신세포암에 1차 약제로 2019년 5월 허가를 획득했다.

23일(현지시간) 진행성 신장암(신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바벤시오와 인라이타를 병용하는 글로벌 임상 3상(JAVELIN Renal 101 연구)의 주요 결과가 공개됐다. 주요 결과를 보면, 바벤시오와 인라이타 병용요법은 신장암 환자에서 전체 생존율 개선 효과를 확인하는데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면역항암제 사용에 바이오마커(생체지표)가 되는 PD-L1 발현 환자에서 1차 표적치료제로 쓰이는 화이자 ‘수텐트(성분명 수니티닙)’와 비교해 사망 위험을 14% 감소시키는 경향성을 보였지만, 6년 이상 장기 추적관찰 결과 전체 생존율 개선에는 통계적인 유의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바벤시오 병용요법은 경쟁사로 언급되는 BMS의 면역항암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나 MSD ‘키트루다(성분명 팸브롤리주맙) 병용요법과 비교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BMS는 3상 임상인 ‘CheckMate-9ER 연구’를 통해 약 33개월의 추적관찰 기간 옵디보와 입센이 개발한 TKI 제제 ‘카보메틱스(성분 카보잔티닙) 병용요법을 통해 수텐트 치료 대비 사망 위험을 30%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다만, 이러한 효과는 추적 기간이 56개월로 길어지자 수치가 23%로 줄어들었다.

MSD 또한 ‘KEYNOTE-426 연구’를 통해 키트루다와 인라이타 병용 효과를 평가한 결과, 13개월의 짧은 추적관찰 기간에 수텐트 치료 대비 사망 위험을 47% 줄이며 강력한 효과를 보고했다. 하지만, 이후 30개월의 추적관찰이 이뤄지자 수치는 32%로 감소했다.

머크 대변인은 “임상 분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부 요인이 있을 수 있다”며 “통상 1차 신장암 치료에서 추적관찰 기간이 길어지면 면역요법의 전체 생존율 판독 결과가 불리하게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벤시오 병용요법은 900명 가량의 전체 환자군에서 생존율 개선 지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일부 하위그룹 환자(200명)에서는 사망 위험을 27% 감소시켰다”며 “더욱이 바벤시오 병용요법은 약물로 인한 부작용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는 비율이 4.8%로, 수텐트 9.3%에 비해 절반 가까이 낮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당 결과는 6월 초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학술대회에 앞서 논문 초록 형태로 공개됐다. 연구의 세부적인 데이터는 학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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