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소에게 조류독감 옮은 두 번째 감염자 나와
텍사스주 낙농업 종사자에 이어 미시건주 낙농업 종사자도 발병
조류독감(H5N1)에 감염된 젖소에 의한 두 번째 인체 감염사례가 나왔다.
2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 미시건주의 낙농업 종사자 중 한 명이 눈 감염 증상을 보여 눈 면봉 검사를 한 결과 조류독감 바이러스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환자는 경미한 결막염 증상만 겪었으며 현재는 완치된 상태라고 CDC는 전했다.
지난 3월 미국 젖소들 사이에서 H5N1 감염 확산이 확인된 이후 인체 감염 사례는 지난달 초 텍사스주의 낙농업 종사자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2022년 콜로라도주에서도 H5N1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이 있었으나 이는 감염된 가금류에 직접 노출된 사례였다.
CDC는 “조류 인플루엔자에 어떻게 노출돼 눈 감염이 발생하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오염된 액체가 튀어 눈이 감염되거나 A형 독감(H5N1) 바이러스에 오염된 손으로 눈을 만진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CDC는 “감염된 젖소의 원유에서 H5N1 바이러스 수치가 높다는 점과 젖소에서 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정도를 고려할 때 유사한 추가 인체 사례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번 사례가 조류독감이 사람들에게 널리 퍼져 있다는 것을 시사하지는 않으며 일반인들에 대한 위험도는 여전히 낮다고 덧붙였다.
CDC의 니라브 샤 수석 부국장은 이 환자의 비강 면봉은 H5N1 바이러스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화요일에 받은 안구 면봉은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미시간주 환자와 텍사스주 환자 모두 결막염 증상만 보고했지만 텍사스 환자의 경우엔 안구 면봉은 물론 비강 면봉에서도 양성반응이 나왔다.
CDC는 임상의가 바이러스에 노출된 사람들로부터 코와 눈 면봉을 모두 수집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수의사들은 일부 낙농업 종사자에게서 유사 증상이 나타났다고 보고했지만 원인검사를 받는 데 동의한 농부나 농장 노동자는 거의 없었다. 미시간주 보건당국은 조류독감에 걸린 젖소에 노출된 농장 노동자들은 가벼운 증상이라도 보고하도록 했으나 22일 현재까지 약 40명만 검사를 받았다고 CDC는 전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조류독감은 9개주 52개 젖소무리에서 발견됐다. 그러나 실제 발병은 훨씬 더 광범위하게 퍼져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시간주 당국은 연방 정부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감염된 젖소 4마리를 보고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17개 주의 식료품 진열대 유제품 샘플의 20%에서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을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지난해 12월 초 텍사스주 팬핸들의 한 젖소가 야생조류의 조류독감에 감염된 것을 그 출발점으로 보고 있지만 연방 보건당국은 3월 말까지 감염사태를 알지 못했다. 젖소는 조류독감에 걸리지 않는다고 여겨진 데다 눈에 띄는 증상 없이 확산이 이뤄지고 있는 것을 뒤늦게 발견해서다.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바이러스가 농축된 감염된 우유를 통해 젖소들 사이에 퍼졌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바이러스는 차량이나 장비의 이동을 통해 낙농장에서 가금류 농장으로 퍼졌을 가능성이 있다.
발병 기간 동안 바이러스는 종간 전파를 더 잘 할 수 있는 돌연변이를 포함하여 수십 개의 새로운 돌연변이가 생겼다. 보건당국은 더 많은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연방정부 기관들은 H5N1의 순환 균주에 잘 맞는 백신 약 480만 회분을 비축해 놨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