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홍 "전공의에 구상권 청구 계획 없어...처분하고 싶겠나?"
의사 국가고시 일정 조정도 검토 안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집단 사직한 전공의에 대한 처분 문제를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됐던 구상권 청구는 계획하지 않을 방침이다.
조규홍 장관은 2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출입기자 기자간담회를 열고 의대 증원을 비롯한 의료개혁 정책과 각종 보건·복지 현안에 대한 입장을 설명했다.
조 장관은 의대 교수들이 사직 전공의 처분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에 대해 "우리도 (전공의) 처분을 하고 싶겠나"라며 "(전공의가) 빨리 복귀해서 의료체계가 정상화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대 교수들도 빨리 전공의가 복귀할 수 있도록 설득해주고, 필요하면 사안이 있으면 말씀 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공의를 향해서도 신속한 복귀를 재차 부탁했다. 그는 "내년 입학정원이 거의 확정돼 비상진료 체계 보완에 최대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전공의가 상급종합병원 전체 의사 수에 40%까지 차지하기 때문에 그들이 복귀하지 않으면 한계에 다다를 때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정부는 사직 전공의에 대한 면허 정지 등 처분 절차 재개를 검토하겠다면서 처분 자체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방침도 알렸다. 복지부는 지난 21일을 기준으로 658명의 전공의가 근무하고 있다고 집계했다. 최근 복귀 규모는 하루 30여 명 정도씩이다.
조 장관은 "오늘 중대본에서 총리가 '법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적용돼야 하고 예외없이 지켜져야 할 사회적 약속'이라고 하셨다"며 "전공의 처분은 절차에 따라 법이 규정하는대로 하다가 3월 말부터 유연하게 접근하고 있다. 처분 절차를 언제 재개할 것인지, 처분 수위는 어떻게 할 것인지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 전공의 처우 개선을 위해 근무시간 단축 시범사업을 추진하면서 의료개혁을 위한 중점 투자도 계획대로 진행한다.
조 장관은 "여태까지는 의료계에서 발생한 문제는 다 건강보험에서 해결하라는 게 정부와 재정당국 입장이었는데 이제는 의료를 치안과 국방과 같은 반열로 놓고 중점 투자하겠다. 정원 부분은 만족하지 못하겠지만 다른 분야에 있어서는 진정성을 갖고 풀어나가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을 의료계가 알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의정사태로 운영난을 겪고 있는 상급종합병원에 대한 지원 방안엔 신중한 이밪을 전했다.
조 장관은 "전공의가 떠나고 진료를 축소하다 보니 병원 손실이 많이 나는 게 사실"이라며 "2차 예비비 관련해 재정당국과 협의 중이고 비상진료체계가 끊기지 않도록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큰 병원 위주로 코로나19에 준해서 지원을 해 달라고 한다"면서 "전공의 집단 이탈로 인한 의료 공백과 병원 경영 어려움은 코로나19와 성격을 달리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사태는 불가피한 상황이었으나, 이번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는 '병원 관리와 관련된 문제'기에 국민 부담으로 전가하면 안 된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이번 사태로 의료시스템이 망가지지 않을 정도를 목표로 지원하겠단 방침도 전했다.
조 장관은 "나중에 (의정갈등) 상황이 복원됐을 때 의료 인프라가 재작동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정도로 흠이 생기면 안 되지 않겠나"며 "그래서 우리가 최소한 정도의 지원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2월 하순 의정갈등 상황에 따라 비상진료체계를 시행 중이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1157억원 규모의 1차 정부 예산(예비비)를 투입한 후 3월부터 매월 약 1900억원의 건강보험 재정도 지원 중이다. 그럼에도 수련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은 운영난을 호소하며 건강보험 청구금 선지급 등의 구제방안을 재정 지원을 요청 중이다.
의대생 동맹 휴학과 관련해선 의사면서 국가고시 일정 조정을 검토하고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일종의 '특례'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조 장관은"현재로서는 특례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하더라도 관계부처와 충분한 논의와 검토가 필요하다. 지금이라도 복귀하면 국시 일정에 대해선 변경할 필요성이 없다"고 말했다.
간호법 재발의와 관련해선 제22대 국회에서라도 제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조 장관은 "지난해 간호법안 재의요구 당시에도 간호사들이 실망을 많이 했지만 진료 거부는 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면서 "간호사들이 현장을 이탈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역의사제를 비롯한 공공의료인력 추가 유입 방안에도 선을 그었다. 논란이 많은 지역의사제보다는 지자체가 계약을 통해 지역 근무 의료진의 정주여건을 지원하는 게 효과적이란 입장이다.
아울러, 국민연금 개혁 역시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기에 22대 국회에서 다루자고 제안했다. 저출생 대응 대책에 대해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올해 상반기 발표하는 정책을 최대한 지원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언급했던 저출생대응기회부 신설 시엔 일부 조직 이관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