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물린 종아리 '탁' 치니…후유증 만만찮은 ‘연조직염’
올해, 모기가 일찍부터 기승을 부린다. 김 씨는 엊그제 잠을 자다 다리에 모기 기척을 느껴 종아리를 탁하고 쳤다. 그러곤 다시 잠들었는데, 어제부터 오른쪽 종아리 한 부위가 붉어지며 탱글탱글하게 부어올랐다.
마침 열도 있고, 조금 아프기까지 했다. 오늘은 급기야 붉어진 부위가 점점 커지며 고름도 살짝 비친다. 병원에 갔더니 이모저모 뜯어보다가 ‘봉와직염’(蜂窩織炎)이라 했다. 벌집처럼 짜인 조직에 염증이 생겼다는 얘기다. 요즘 용어로는 ‘연조직염’(軟組織炎). 피부 연한 조직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부산 온종합병원 장의찬 과장(정형외과)은 “피부의 작은 상처를 통해 세균이 침투하여 진피와 피하조직에 일어나는 세균 감염증”이라 했다. 황색포도상구균과 A군 연쇄상구균이 원인균으로 가장 흔하다. 폐렴균이나 대장균, 어패류 비브리오 패혈균(Vibrio vulnificus)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손, 사타구니, 정강이 등에서도 생기지만 발에 많이 생긴다. 무좀이나 습진 등의 피부 질환이 연조직염 원인이 될 때도 많아서다.
대개는 저절로 낫는다. 하지만 심해지면 후유증이 간단치 않다. 심할 땐 근막염이나 혈액을 타고 패혈증으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 패혈증은 사망률이 높다. 또 피부가 검게 변하거나, 물집이 생기고, 출혈이 일어나는 등의 피부 괴사가 일어날 수도 있다.
얼굴 쪽으로 번질 경우엔 또 다른 합병증도 일어난다. 특히 안와(ortital, 눈구멍)까지 퍼질 경우엔 응급 상황이 된다. 긴급히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쓰쓰가무시병과 증상이 비슷해서 쓰쓰가무시병으로 오해하는 일도 잦다. 장 과장은 “둘 다 피부 표면에 생긴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성 질환인 건 비슷하다”라면서 “연조직염이 작은 상처를 통해 세균이 침투하여 진피와 피하조직에 염증이 생긴다면, 쓰쓰가무시병은 털 진드기 유충에 물려 발생하는 감염병”이라 했다.
연조직염이 봄 여름에 주로 발생한다면, 쓰쓰가무시병은 가을에 주로 발생한다는 것도 차이라면 차이.
한편, 세균감염으로 발생하는 연조직염 치료는 주로 항생제를 투여한다. 염증을 완화하고 통증을 줄이기 위해 진통제와 소염제를 함께 먹는다. 상처 부위를 깨끗이 유지하고, 드레싱을 통해 상처를 잘 보호해야 한다. 연조직염은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예방하려면, 피부에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고, 상처가 생긴 경우에는 깨끗하게 소독하고 치료해야 한다.
장의찬 과장은 “여름철엔 가능하면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어 피부에 습기가 차지 않도록 하고 샤워나 목욕을 통해 몸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도 연조직염 같은 세균성 감염병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