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침 패치, 원형탈모증 치료에 도움

미세침 촘촘히 박힌 패치를 두피에 부착해 면역체계 재설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세침이 촘촘히 박힌 미세침 패치(microneedle patch)가 원형탈모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새로운 동물실험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발표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원형탈모증은 약 600만 명의 미국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자가 면역 질환으로 아직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 면역세포인 T세포가 모낭을 공격해 모발이 가늘어지고 빠지면서 두피에 동전 모양의 민머리가 생기는 것을 말한다.

두피에 면역 억제제 스테로이드를 주사하면 증상이 완화된다. 이에 거부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은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기도 하지만 이 역시 자체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연구를 이끈 MIT 의료 공학 및 과학 연구소 및 하버드대 의대의 나탈리 아트지 교수(의료공학)는 “이 접근법(면역억제제 복용)은 전체 면역 체계를 침묵시켜 염증 증상을 완화하지만 빈번한 재발을 초래한다”며 “또한 감염, 심혈관질환 및 암에 대한 취약성을 증가시킨다”고 설명했다.

아트지 교수 연구진은 면역체계를 재설정하는 약물을 방출하는 미세침 패치를 두피에 붙이는 새로운 접근법을 개발했다. 이 접근법은 “면역 체계를 억제하는 대신 항원과 마주치는 부위를 정확하게 조절해 면역 내성을 생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아트지 교수는 말했다.

이 치료법은 생쥐 대상 동물실험에서 효과를 보였다. 미세침 패치를 붙인 생쥐는 모발이 다시 자라고 패치를 붙인 부위의 염증 수치가 현저히 감소했다. 또한 경구 스테로이드의 위험한 전신 효과도 피할 수 있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의 일원인 하버드대 의대 자밀 아지 교수(내과)는 미세침 기술이 국소 부위에 바르는 크림과 달리 약물이 피부의 단단한 외층을 통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독특한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실험용 패치에 들어간 약물은 사이토카인 IL-2와 CCL-22로 조절 T세포를 모집하고 국소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면역 분자들이다.

본질적으로 이 치료법은 모낭을 공격해야 할 적이 아닌 친구로 인식하도록 면역 체계를 훈련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또 패치는 치료법이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 모니터링하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연구진은 부연 설명했다.

동물실험에 성공했다고 반드시 인간 대상 임상시험에도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럼에도 연구진은 낙관적이며 해당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스타트업 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연구진은 미세침 패치 기술이 다른 자가면역 피부 질환과 싸우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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