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기간 정부의 개인정보수집은 문제 없을까?

[박창범의 닥터To닥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16년 개봉한 영화 ‘부산행’은 2017년 기준으로 역대 관객 수 9위를 기록할 정도로 상업적으로 매우 흥행한 영화이다. 영화는 충청도의 가상도시 ‘진양’에 위치한 유성바이오라는 가상의 회사에서 유출된 바이러스로 인해서 사람들이 좀비가 되었고, 사람들은 어떻게 좀비가 되는지 경험하면서 스스로 살아남기 위하여 사투를 벌이는 영화이다. 영화에서 사람들이 좀비가 되는 과정은 전염병이 전국으로 퍼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 같아 모골이 송연해졌다.

2020년 코로나19라는 전세계적인 전염병을 겪었다. 사람들은 마스크는 물론 사람끼리 접촉을 최소로 하였고,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들은 최소 2주동안 자신의 집에서 격리를 당했다. 개인의 자유권을 심각하게 훼손함에도 불구하고 질병전파의 속도를 늦추고 질병에 취약한 소아와 노인의 감염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정부의 정책에 따랐다.

이와 함께 정부는 감염인이 방문한 시간과 장소 등 동선을 공개하고 감염인과 직간접 접촉여부와 상관없이 통신사로부터 특정시간 특정기지국 위치정보와 개인인적정보를 강제로 제공받았고, 제공받은 사람들의 핸드폰 번호를 통해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하는 문자를 송신하였다. 이와 같은 조치에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하였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들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인근 장소에 있다는 이유로 특정 개인의 개인정보를 허락없이 국가가 무차별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이와 같은 정부방침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코로나19가 시작되는 2020년 5월 용인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하였는데 해당 감염자는 연휴기간동안 서울 이태원소재 클럽에 방문한 것이 확인되었고, 이에 서울시장은 감염이 우려되는 장소를 방문한 사람들의 정보를 통신사로부터 제공받아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독려하는 통지를 발송하였다. A씨는 해당지역 식당 및 주점에서 식사한 후 귀가하였을 뿐으로 코로나19 감염병환자가 방문하였던 클럽이나 클럽인근을 방문하지 않았지만 감염병의심자로 분류되어 개인정보가 수집된 것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헌법소원을 청구하였다.

헌법재판소는 보건복지부장관 또는 질병관리청장이 개인의 동의없이 개인의 인적 및 위치정보를 수집,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에 대하여 감염병에 대한 신속한 대응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고 사회적, 경제적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중요한 것으로, 해당 심판조항은 인적정보의 수집을 감염병 예방 및 감염전파 차단을 위한 필요한 범위내에서만 허용되며, 정보수집에 대한 사후 통지 등 절차적 통제장치가 있어 정보남용가능성이 규제되고 있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감염병이 유행하고 신속한 방역조치가 필요한 예외적인 사항에서만 한시적으로 적용된다는 점에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제한의 효과가 제한적이고, 개인의 인적사항에 관한 정보를 이용한 적시적으로 효과적인 방역대책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서 필요할 뿐 아니라 사회적, 경제적 손실방지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하면서 청구인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결정하였다. 다만 해당 조항이 보건당국의 재량을 넓게 인정하고 있지만 반드시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광범위하게 제한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이 아닌 감염병 예방을 위한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내에서만 허용된다고 강조하였다. (헌법재판소 2024.4.25. 2020헌마1028결정)

우리는 메르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초반 방역의 실패가 얼마나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지 잘 보아왔다. 이러한 이유로 전염병관리에 있어서 감염자 및 감염자위험자를 조기에 관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하고 있다. 이를 위하여 정부는 공권력을 동원하여 감염자 및 감염병의심자의 위치 및 인적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들은 정부가 국민들의 인권, 그 중에서도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사람들을 통제하는데 악용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특히 감염인의 동선을 공개하는 것과 함께 직간접 접촉여부와 상관없이 기지국을 공유하는 위치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감염병위험자로 지정하고 개인의 인적 및 위치정보를 국가가 획득하도록 하는 현재의 제도는 비록 헌법재판소가 합헌결정을 내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들은 감염자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사실이 없는 등 감염위험도가 매우 낮음에도 불구하고 공공의 이익이라는 이유로 검사를 강요당하거나 격리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가 이를 악용하여 정부정책에 항의하는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의 인적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과연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개인의 인권과 프라이버시는 어디까지 침해되어도 될까? 헌법재판소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최소한의 범위는 어디까지인지에 대하여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박창범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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