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하루하루 버티기 힘들다”

적자 누적에 시름 하는 부울경 대학병원들

전공의들이 빠져나간 후 부울경 상급종합병원들 경영난이 커지고 있다. 매일 하루 수억씩 적자가 쌓인다.

13일 부울경 의료계에 따르면 부산대병원은 전공의 집단사직이 시작된 2월 20일부터 현재까지 약 350억 원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하루 평균 3억~5억 원이다.

입원과 수술, 외래 환자 모두 급격히 줄면서 수익이 급강하고 있어서다. 양산부산대병원과 합하면 환자가 그동안 10만 명 줄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사진=부산대병원]
이에 부산대병원은 지난달 19일부터 비상경영체제 ‘3단계’에 돌입했으나, 역부족인 상황. 현금 보유를 유지하기 위해 명퇴 접수는 중단했고, 직원들 무급 휴직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다른 부산 사립대 병원들도 다르지 않다. 동아대병원, 인제대 부산백병원과 해운대백병원, 고신대복음병원 등도 하루 1억~2억원씩 손실이 난다. 경남 경상국립대병원이나 삼성창원병원, 울산 울산대병원 역시 마찬가지.

이들 역시 직원 무급휴가를 시작한 지는 꽤 됐다. 동아대병원의 경우, 직원 1200명 가운데 절반 600명가량이 휴가를 사용했다.

양산부산대병원도 지금까지 추정 손실액이 23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외래 및 입원 환자가 3만3000명 정도 줄었다.

이미 하루 평균 10억여 원씩 적자가 나면서 수익이 반 토막 난 서울 빅(Big)5 등 수도권 대형병원들보다는 적자 폭이 크지 않다지만, 병원 규모에 따른 충격파는 그에 못지않다.

특히 이들 부울경 대학병원들 적자 규모는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난이 점차 가속화될 것이란 얘기다. 이들 중엔 “앞으로 2개월 버티기 힘들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지역 의료계는 "이젠 하루 하루 버텨내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면서 “이 문제가 언제 해결될는지 지금 당장 예상하기도 어렵다는 게 더 큰 문제"라 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타격은 전공의들에 의존해온 대학병원들의 구조적인 약점을 극대화시키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이번 후유증이 앞으로 몇 년을 두고 계속 괴롭힐 것"으로 내다봤다.

지역의료와 필수의료를 되살리겠다고 시작한 현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시도가 거꾸로 지역 필수의료를 맡은 지역 대학병원들을 더 먼저 고사시키고 있는 셈이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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