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건부] 머리카락은 빠지고, 코털은 더 자란다? 왜 그럴까
남성호르몬 영향...코털 거슬린다고 뽑으면 상처 위험 높아
[‘많건부’는 ‘많은 건강정보 부탁해’의 준말로 일상에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아리송한 건강상식을 풀어드리는 코너입니다.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의 많건부,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나이가 들수록 머리카락은 빠지지만 코털은 더 자랍니다. 점점 굵어지고 길어지는 것이죠. 과거보다 머리숱은 적어지고 짙어진 코털은 거슬릴 수밖에 없는데요. 이런 현상의 이유는 뭘까요?
노화할수록 코털이 자라는 현상은 남성호르몬의 영향이 큽니다. 일반적으로 남성호르몬 분비가 많은 남성일수록 나이가 들수록 코털이 더 굵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털의 뿌리를 둘러싸고 있는 모낭세포에 일종의 털이 자라도록 유도하는 털 생성 신호를 전달합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테스토스테론은 ‘5 알파-환원효소’라는 특정 효소와 결합합니다. 그 결과 디하이드로 테스토스테론의 양이 증가합니다. 디하이드로 테스토스테론은 몸의 신호 체계를 교란해 머리카락이 빠지도록 하고 코나 턱 등에 있는 털의 성장을 유도합니다.
디하이드로 테스토스테론이 머리로 가면 모낭세포의 DNA가 파괴되면서 모발이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탈모가 시작됩니다. 반면 코나 턱의 모낭에 도달하면 털이 자라도록하는 성장 촉진 인자가 생성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짙어진 코털은 보기 싫다는 이유로 무심코 뽑는 사람도 있습니다. 코털을 함부로 뽑으면 세균에 감염돼 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코털은 거슬리고 외관상 보기 안 좋지만 습도와 온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물질을 걸러 코의 면역력을 지키기도 합니다.
코털은 피부 깊숙이 박혀 있고 모공도 큰 편이기 때문에 다른 부위보다 상처가 생길 위험이 큽니다. 코털 왁싱 등 강한 힘으로 코털을 뽑으면 코 점막이 손상돼 염증이 생기기 쉽습니다. 코 염증이 뇌까지 퍼지면 심할 경우 패혈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패혈증은 균 감염에 의해 주요 장기가 손상되는 등 전신 반응이 나타나는 병입니다. 심하면 호흡 곤란, 의식 저하, 쇼크 상태에 이를 수 있습니다.
코털 정리가 필요하다면 뽑기보다 눈에 보이는 털만 잘라서 정리하는 게 좋습니다. 자를 때는 코털 전용 가위를 이용해 코 밖으로 삐져나온 코털 끝만 살짝 잘라야 합니다. 코털을 물에 살짝 적셔 코끝을 올려 자르면 수월하게 손질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