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ADC '엔허투'...“HER2 저발현 환자에 효과 재확인"
DESTINY-Breast06 연구 공개, 일차 평가변수 개선
전이성 유방암 신약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의 사용 영역이 한층 넓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 치료제는 HER2(사람상피세포증식인자수용체 2형) 음성으로 치부되는 'HER2 저발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최신 글로벌 임상평가에서도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보고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보험급여 기준상 HER2 양성 환자에서만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개발사인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는 해당 결과를 담은 임상 3상(DESTINY-Breast06 연구) 결과를 29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이를 통해 엔허투가 HER2 저발현(HER2-low)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종양의 진행이나 사망 위험을 줄이는 효과를 보고했다고 밝혔다.
특히, 일차 평가변수 분석 결과 이전에 최소 한 가지 이상의 내분비요법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HR(호르몬수용체) 양성 및 HER 저발현 환자에서 기존 표준항암화학요법 대비 치료 혜택이 더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두 회사는 성명에서 "HER2 초저발현 유방암 환자가 포함된 임상에서 엔허투의 무진행생존율(PFS)은 통계적, 임상적으로도 유의미하게 개선됐다"며 "이러한 개선 결과는 하위그룹 분석에서도 HER2 저발현 및 초저발현 환자군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엔허투는 항체-약물접합체(ADC) 대표품목으로, 국내에서는 이달 1일부터 트라스투주맙과 탁산계에 모두 실패한 HER2 양성인 절제 불가능한 또는 전이성 유방암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게 됐다. 다만, HER2 저발현 환자 치료와 관련해선 아직 국내 허가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일부 조사에 따르면 HR 양성 및 HER2 음성 유방암 환자의 60~65%는 HER2 저발현에, 25% 수준은 HER2 초저발현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진정한 HER2 음성인 경우는 약 10%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HER2 발현 양성과 관련해 일부 환자들은 면역조직화학검사(ICH) 점수에서 1+ 또는 2+ 발현 수치를 보여도 음성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있다. 때문에 IHC 1+ 점수에 포함되는 저발현 환자이거나, 이보다 낮은 초저발현 환자에는 새로운 분류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이이찌산쿄의 글로벌 임상개발 총괄책임자인 켄 타케시타는 "치료 초기부터 더 광범위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엔허투의 사용 가능성을 확인한 결과"라며 "한 가지 이상의 내분비요법을 받은 HER2 저발현 및 초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 새로운 표준 치료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다이이찌산쿄는 이번 임상자료를 근거로 글로벌 허가당국과 논의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