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먹방] 하루 한 개 '이것' 건강에 좋은데...치아 해친다고?
당분과 산성 많은 음식과 식초로 절인 채소...치아 부식 위험
많은 사람들이 달콤한 음식이 치아 건강에 해롭다고 여긴다. 사탕, 젤리 등처럼 당 함량이 높은 군것질거리가 충치를 잘 유발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설탕이 들지 않은 음식이라도 치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의외로 영양소가 풍부한 음식이 치아를 상하게 만들기도 한다.
비타민과 미네랄 등이 풍부한 과일은 매일 챙기면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화를 막고 피부 건강에 이로울 뿐만 아니라 입맛을 돋우고 기분을 전환하는 효과도 있다. 다양한 건강상 이점이 있는 과일이지만, 당도와 산도가 높아 자칫하면 치아 부식을 이끈다.
당분과 산성 많은 음식, 식초로 절인 채소도 치아 부식 위험
사과처럼 달고 오래 씹어야 하거나 귤, 오렌지 등 pH가 낮은 과일은 치아의 가장 바깥층인 에나멜층을 비롯 상아질까지 손상시킬 수 있다. 상아질은 치아의 혈관과 신경을 둘러싼 조직이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치과 연구소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술이나 탄산음료를 마실 때보다 사과를 먹을 때 상아질 손상 위험이 3.7배 높아졌다. 연구팀은 당분과 산성 물질이 입속에 머물면서 치아를 손상시키는 것이라 분석했다.
비슷한 맥락으로 절인 채소도 치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피클이나 양파장아찌 등은 식초로 절여진다. 식초의 아세트산 성분은 pH 2~3 정도로 산성 성분이 강해 치아를 손상시킬 수 있다. 설탕 등 당분이 들어가면 충치 위험도 높아진다. 채소라는 이유로 건강에 좋을 것이란 인식과 달리 절임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치아에 해로울 수 있는 것이다. 치아뿐만 아니라 식도암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는 《영국암저널(British Journal of Cancer)》의 한 연구 결과도 있다.
식후 마시는 설탕 든 음료와 믹스커피, 얼음 씹어 먹는 습관도 치아에 악영향
식후 마시는 커피 등 음료도 마찬가지다. 특히 설탕이나 시럽이 든 음료를 마시거나 커피믹스를 먹는 사람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대부분 직장인들이 즐겨 마시는 커피믹스를 매일 마시는 사람은 한 달에 한 번 커피를 마시는 사람보다 전체 28개 치아 중 19개 이하로 남아있을 확률이 1.69배 더 높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있다. 또 커피 속 카페인은 뼈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칼슘 흡수를 방해해 골밀도를 낮춘다. 치아를 지지하는 뼈인 치조골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커피나 음료를 마신 뒤 남은 얼음을 씹어 먹는 습관도 치아에 부담을 준다. 지속적으로 반복하면 치아 균열 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증후군은 치아가 지속적으로 과도한 힘을 받아 치아 사이에 미세한 균열이 생기는 증상이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균열이 더 심해지거나 벌어진 틈 사이로 세균이 침투한다.
치아 건강을 위해선 산도 높은 음식을 먹고 바로 양치하는 습관을 멀리해야 한다. 과일이나 절임 채소 등을 먹은 뒤 물로 입을 헹군 다음 30분 뒤에 양치질을 해야 한다. 과일 섭취 전 양치질을 하는 방법도 있다. 치약 성분이 과일의 당과 산성 성분으로부터 치아의 에나멜층을 보호한다.
〈3줄 요약〉
✔ 군것질거리 외에 일상에서 자주 먹는 음식도 치아 건강을 해칠 수 있음
✔ 당분과 산성 성분 많은 과일, 식초로 절인 채소, 커피 등은 치아 부식·충치 유발
✔ 건강한 치아 유지하려면 과일, 절임 채소 등을 먹고 최소 30분 후 양치 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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