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 교수 56%, 주 80시간 이상 진료...의료진 번아웃 우려
당직 후 아침 근로도 다수...89.2% 우울증 의심
의대 증원 반발로 병원을 떠난 전공의의 사직이 장기화되자 남은 의대 교수들의 피로도와 우울도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 10명 중 9명은 우울증이 의심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 의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전날 오후 서울대 산하 4개 병원(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보라매병원·강남센터) 교수진이 참여하는 총회를 개최했다. 총회에선 참여 교수 522명이 응답한 근무시간과 피로도 등 설문조사 결과를 공유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교수가 주 52시간 이상 장시간 근로를 하고 있었고, 특히 40.6%(212명)의 교수들은 주 80시간 이상, 16%(83명)는 주 100시간 이상 근무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주 52시간 이하로 근무하는 교수는 8.3%(43명)에 그쳤다.
주목할 점은 의대 교수들의 우울증 테스트 결과다. 지각된 스트레스 척도(Perceived Stress Scale)를 이용해 스트레스 인지 정도를 측정한 결과, 52.3%(273명)의 교수는 높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Patient Health Questionnaire-2를 이용해 우울증을 선별한 결과 전체 교수 89.2%가 우울증이 의심된다는 것으로 나왔다.
이외에도 24시간 이상 근무를 한 다음날 주간 휴게 시간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응답한 요수는 364명으로 조사됐다. 반대로 보장된다고 응답한 교수는 75명에 불과했다. 또한 야간 당직을 선 의대 교수 상당수는 다음날도 주간 근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8일 충남대 의대·병원(세종 충남대 병원 포함) 교수 비대위도 소속 교수(253명 응답)를 상대로 한 업무 강도 및 신체적∙정신적 상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들의 신체적∙정신적(심리적) 상태 조사 결과를 보면 1점(매우 좋음)~7점(완전히 소진됨) 중 5점 이상의 비율이 각각 76.3%(193명)와 78.3%(198명)인 것으로 조사돼 번아웃(신체적 탈진) 근접한 상태임을 확인했다.
아울러 조사 응답자의 89%(225명)가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면 신체적∙정신적 한계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으며, 62%(157명) 이상이 한계에 도달하는 기간을 '4주 이내'라고 응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