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신약 내놓은 BMS “한국, 오픈 이노베이션 중요한 시장"
[바이오VIBE] BMS 엠마 찰스 수석 총괄 부사장
다국적 제약사 BMS가 기업 형질 전환을 위한 투자에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을 기점으로 6개의 신약을 한국 시장에 출시하며 심혈관 및 면역학, 종양학, 혈액학 치료 분야에 굵직한 성과를 내놓는 모양새다. 과거 간질환이나 당뇨병 등 특정 질환에 국한된 제약사로 인식되던 것도 옛말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이들 출시 신약은 치료 분야가 모두 다르다. 혈액암부터 피부 면역질환, 염증성 장질환, 난치성 심장질환에까지 다양한 환자군을 아우른다.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제 '오뉴렉(성분명 아자시티딘)'과 골수섬유증 치료제 '인레빅(성분명 페드라티닙)',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제포시아(성분명 오자니모드)', 판상 건선 치료제 ‘소틱투(성분명 듀크라바시티닙)’,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 치료제 '캄지오스(성분명 마바캄텐)'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한국을 찾은 엠마 찰스 BMS 수석총괄부사장(SVP)은 코메디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회사는 향후 10년을 위한 새로운 장을 열고 있는 단계"라며 "6개의 신약을 출시한 한국 시장에는 그만큼 거는 기대가 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찰스 부사장은 한국이 속한 아시아 클러스터를 포함해 총 6개 대륙 63개 이상의 인터컨티넨탈 마켓(Intercontinental Markets)을 총괄 지휘하고 있다. 그는 혁신 신약의 도입 방안을 놓고 BMS 한국법인을 찾았다.
찰스 부사장은 "심혈관 분야에서는 캄지오스와 새로운 적응증을 가진 약물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라며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오렌시아'의 리더십을 유지해 나가면서, 신약인 소틱투와 루푸스 등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도 지속해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에 출시된 6개 신약 중 오뉴렉, 인레빅, 제포시아는 급여에 등재됐고, 또 이달 소틱투가 급여되는 기쁜 소식이 있었다"며 "캄지오스도 빠른 급여 등재를 통해 환자들에게 혜택을 줄 것으로 기대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공격적인 신약 출시의 저변에는 적극적인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한 제품 연구개발(R&D) 전략이 유효했다. 지금도 다양한 바이오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30개가 넘는 신약 후보물질을 담금질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매출 실적 관리를 위해 사업부를 분리하거나 분사하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BMS는 최근 표적 신약을 개발 중인 레이즈 바이오(RayzeBio)와 미라티 테라퓨틱스(Mirati Therapeutics)를 인수하며 종양학 분야를 강화했다. 더불어 올해 3월 신경정신 전문 개발사인 카루나 테라퓨틱스(Karuna Therapeutics)의 인수 작업을 완료하면서, 조현병과 알츠하이머로 인한 정신질환 치료제 'KarXT(실험물질명)'를 확보했다. 이 치료제는 올해 하반기 미국 출시를 시작으로, 시장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찰스 부사장은 "'오픈 이노베이션’은 BMS가 하는 모든 일의 핵심으로, 작년 기준 약 92억 9천만 달러를 투자했다"며 "이를 통해 개발된 제품이 회사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데 있어 중요한 DNA"라는 점을 강조했다. 소규모 바이오텍이라도 유의미한 가치를 줄 수 있다면 파트너십을 체결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신약 R&D에 있어서는 한국도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현재 한국에서는 50개 정도의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 개발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앞으로 10년 더 많은 성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BMS는 작년 11월 한국 기업인 오름 테라퓨틱(Orum Therapeutics)와 1억 달러 규모의 기술 이전 계약을 맺고, 골암 및 혈액암 치료를 위한 항체-약물 접합체(ADC) 후보물질을 인수한 바 있다.
끝으로 BMS가 강점으로 가진 혈액 종양 분야에 차세대 신약 공급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했다. 여기엔 '원샷' 항암제로 불리는 CAR-T(키메릭 항원 수용체-T세포 치료제) 신약 '브레얀지'와 '아베크마'가 포함된다. 두 치료제는 국내에서도 임상연구가 진행 중이다.
찰스 부사장은 "BMS는 다발골수종과 림프종을 적응증으로 하는 두 가지 CAR-T 치료제를 보유하고 있다. CAR-T 치료제는 일반적인 경구제와 달리 환자의 혈액을 연구소로 보내 T세포를 추출하고, 이를 치료제로 제조하기까지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현재 CAR-T 치료제의 도입을 촉진할 방법과 그 대상이 될 시장을 모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이미 도입된 CAR-T 치료제도 있고, 공급에 수반되는 복잡한 요소를 관리할 역량이 있는 준비된 시장임은 분명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