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피플 365] 한국 의료기술 세계화에 기여하는 국제연수프로그램 코디네이터
(10) 강내정 고려대 안암병원 IFA센터 코디네이터
해외환자 유치와 의료관광의 활성화는 한국 의료의 세계화와 어려움이 적지 않은 의료현실을 타개하는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고려대 안암병원 교육수련부에 소속된 국제의료진 연수센터(IFA, International Faculty Affairs)는 안암병원의 선도적인 첨단 의학지식 및 의료기술 등을 전 세계 의료진에게 공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연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강내정 국제연수프로그램 코디네이터(32)는 연수 시작 전의 연수 신청 과정부터 연수 기간의 원활한 연수 활동을 위해 지원하는 업무, 그리고 연수 종료 후의 연수생 사후 관리 등 국제의료진의 연수 전 과정에 걸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강 코디네이터는 최근 열린 ‘메디컬 코리아 2024’에서 안암병원의 IFA센터를 소개해 주목받았다.
강 코디네이터는 코메디닷컴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50여 나라의 의료진들에게 고려대 안암병원의 우수한 의료기술과 의료서비스를 널리 알리고 한국의 좋은 전통문화를 소개함으로써 해외환자 유치뿐 아니라 한국 의료계를 세계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국제의료진 연수센터(IFA센터)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담당하나요.
"국제연수 의료진(의사·간호사·약사 등)의 교육 전과 후 과정의 모든 행정지원, 연수생 신분 확인, 연수 접수, 인터뷰 진행, 비자 발급, 사원증(출입증) 발급, 오리엔테이션 실시, 외국인 등록, 은행 계좌와 핸드폰 개설 등 지원, 연수 종료 후 수료증 발급, 연수 관련 MOU 체결, 병원 투어에서 언어 지원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연수프로그램의 연혁, 구체적인 사례, 그간의 실적을 소개해 주세요.
"2018년 11월, 국제의료진 연수센터가 문을 열었고 2019년 ‘비중동 국가’ 대상으로 보건복지부의 제한적 의료행위 승인을 국내 첫 취득 후 본격 활동에 들어갔습니다. 2023년 3월,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의 ‘중동 의사연수 협력 의료기관’에 선정되어 중동의사 연수를 시작했습니다. IFA센터 개소 이래 제가 직접 연수과정 전반을 책임진 국제의료진이 250명 정도 됩니다. 그들 대부분과 현재까지도 연락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연수를 마치고 돌아간 국제의료진들이 대한민국의 의료를 세계에 알리는 과정에 일익을 담당한다는 생각으로 다양한 연수 과정을 만들고자 합니다."
―메디컬 코리아 2024에서 발표한 주요 내용은 무엇이었나요.
"2023년 3월부터 고려대 안암병원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중동의사 연수사업의 협력 연수기관으로 선정되어 그해 9월부터 중동의사 연수를 시작했습니다. 이미 다수의 중동 국가 연수생들과의 계약이 체결되어 올해 연수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메디컬 코리아 2024에서는 안암병원의 업적, 현황, 우수한 연수프로그램, 연수생을 위한 지원 사항 등을 소개했습니다."
―고려대 안암병원에는 어떤 생각으로 입사했나요.
"제 대학 전공은 ‘영어언어문화학’이고, 교직 이수를 했습니다. 졸업 후 어학원에서 영어강의를 하면서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첨단 연구와 최상의 의료를 실현하는 글로벌 리더 병원’의 제목으로 외국인 의료진 전담 관리하는 공고가 올라온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외국인 의료진을 통해 한국 의료를 대표하는 대학병원에서 제가 가진 언어능력, 다국적 문화 경험, 학생 관리 경험과 열정을 뽐낼 수 있는 자리라 생각하여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국제의료진의 국내 생활에 어려움이 많을 거 같습니다.
"연수 교육 자체는 교수님들께서 워낙 잘 교육해 주시고 계시지만, 저도 경험해 봐서 잘 알고 있듯이 외국인이 타국에서 생활하는 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교육에만 집중하기에도 벅찬데 언어 차이, 문화 차이, 환경 차이 등등 해결해야 할 일이 한두 개가 아닙니다. 하물며 겨울을 처음 겪는 연수생에게는 계절에 맞는 옷을 구하는 것조차, 종교 문제로 식당과 재료를 찾는 것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는 정말 크고 작은 문제들이 많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때 IFA 센터가 나서서 보다 빠르게 안정적인 정착 생활을 이끌어 주고 한국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보좌합니다.
―연수프로그램을 통해 어떤 성과를 거뒀나요?
"연수 후 본국으로 귀국한 연수생들은 지속해서 교수님들과의 인연을 이어가며 온라인 상담은 물론, 리모트(원격) 모니터링을 통해 ‘연수 후의 연수 활동’을 합니다. 몽골을 예로 들면, 리모트 모니터링을 통해 연수 이후에도 수술 관련 상담이 이뤄지고, 연수생이 수술을 배워 가도 장비가 부족하거나 인력이 부족하여 한국으로 환자를 보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다른 예로는, 스위스 연방의회 국회의원들이 고려대의료원이 개발한 P-HIS (Personalized Hospital Information System) 클라우드 기반의 ‘환자 맞춤형 정밀의료 병원정보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방문했던 사례가 있습니다. 연수생들이 자국의 소속 기관에 한국 의료장비, 한국 의료기술 등을 도입하기도 합니다. 해당 연수생을 통해 소문에 소문을 듣고 찾아와 한국병원체계 등을 벤치마킹하고 가는 사례도 있습니다."
―특별히 좌우명과 생활신조 같은 게 있다면.
"제 생활신조는 ‘그럴 수 있지’입니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만나다 보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정말 많습니다. 한국 문화와 다르고 제가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이해하고 받아들이기가 어려운데, 그럴 때면 ‘그럴 수 있지’ 생각하고 넘깁니다. ‘저 사람은 저런가 보지, 저 사람의 문화권에서는 괜찮은가 보지’ 하다 보면 문제가 될 수 있는 것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나를 대하는 다른 사람의 태도, 기분 나쁜 말투와 어조, 무례한 행동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기 쉬운데, 결국에는 ‘그럴 수 있지’하고 넘깁니다. 제가 수년 동안을 많은 외국인과 만나면서 터득한 방법입니다."
―업무 과정에서 어려운 점이 있나요? 해결 및 개선책은.
"IFA 센터가 환자를 유치해 온다거나 병원에 수익을 낸다거나 병원을 극적으로 알리는 등 즉각적인 결과물을 가져와야 한다는 압박감을 많이 느끼고 스스로 힘들 때가 많습니다. IFA 센터에서 외국인 의사 한 명 한 명에게 투자한 시간과 노력이 지금은 매우 작게 보일 수 있지만 국제적으로 병원을 홍보하고, 환자를 유치하고, 더 나아가 한국을 알리고, 그 나라의 훌륭한 의료진을 발굴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멀리 내다보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평소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특기나 특별한 취미가 있나요?
"주 3∼4회 30분 이상 헬스장에서 운동합니다. 사람을 만나는 것을 정말 좋아하지만, 아무래도 많은 인원의 요구와 요청을 매일 듣고 도와주다 보면 녹초가 되곤 합니다. 그래서 체력을 키우기 위해 운동을 꾸준히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제 취미는 등산인데, 국제의료진들에게 한국 문화 중 하나인 아름다운 자연을 소개하고자 시작한 등산이 어느덧 취미가 되었습니다. 제 운동도 할 겸, 자연에서 힐링도 할 겸,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미도 소개할 겸 얻는 것이 많은 취미생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