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전공의 대화 빈손?… 의정갈등 출구 못찾나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

1일 의대 증원·의료개혁 관련 대국민 담화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 중인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대통령실에서 만났지만,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면담의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윤석열 대통령과 만난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습니다”라는 짤막한 글을 올렸다. 이번 회동에서 어떠한 진전도 없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최소한으로 말하고, 박단 비대위원장 쪽에서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동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면담 이후 대통령실 김수경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향후 의사 증원을 포함한 의료 개혁에 관해 의료계와 논의 시 전공의들의 입장을 존중하겠다”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김 대변인은 또 “윤 대통령은 박 위원장으로부터 현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경청했다.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은 전공의의 처우와 근무여건 개선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한편 면담 뒤 의료전문언론 메디게이트에서 오후 5시 28분  “대통령실이 4일 회동을 가지기 전 의대정원 증원 규모를 600명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하면서 양측이 극적으로 합의점을 찾은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오후 6시 10분경 언론들을 상대로 “의대 증원 600명 조율 가능성,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부인했다.

전공의들의 의료 현장 이탈이 7주째를 맞은 가운데 윤 대통령이 처음으로 전공의를 직접 만난 이번 회동은 시작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장기화하는 의정갈등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 섞인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대전협 대의원들에게 보낸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과 면담 계획을 공개했다. 박 위원장은 “현 사태는 대통령의 의지로 시작된 것으로 생각한다”며 “4·10 총선 전에 한번쯤 전공의 입장을 (대통령에) 직접 전달하고 해결을 시도해 볼 가치는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회동 전에도 대전협 비대위는 “2월 20일 성명서 및 요구안의 기조는 변함이 없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현재 대전협은 △필수의료 패키지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계획의 전면 백지화 △전공의를 겁박하는 부당 명령들을 전면 철회하고 정식으로 사과 △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는 의료법 제59조 업무개시명령을 전면 폐지해 헌법과 국제노동기구(ILO)의 강제노동금지 조항 준수 △과학적인 의사 수급 추계를 위한 기구를 설치하고 증원·감원을 같이 다룰 것 △수련병원의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불가항력 의료사고의 법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대책 제시 △주 80시간에 달하는 열악한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등 7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4일 저녁 대전협 박단 비대위원장이 SNS에 올린 게시글 [자료=페이스북/박단]
    윤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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