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원점 재논의는 '0명 증원' 뜻 아냐...논의를 하자는 것"

김택우 비대위원장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의료 무너지지 않게 도와달라"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21일 브리핑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대한의사협회 유튜브 채널 캡처]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정부에 의대증원 득실에 대해 논의하자는 입장을 내놓았다. 의협 비대위는 21일 브리핑에서 정부의 의대 증원책에 대해서는 강력히 비판했다. 다만 의협이 언급했던 '원점 재논의'가 증원을 하지 말자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이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주장은 오진이다"라면서 증원 원천 반대한 것과는 다른 입장이다.

이날 브리핑에서 김택우 위원장은 전날 발표된 정부의 의대 배정에 대해서는 "정부가 2000명을 대학에 배분하는 대국민 담화를 단행함으로써 대한민국 의료 붕괴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의료 현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숫자만 예쁘게 맞춰 주먹구구식으로 정원을 배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비용이 들고 국민을 설득해야 하는 제도 개선은 외면하고 땜질식 정책으로 오늘날 필수의료 붕괴를 불러왔다"며 "현장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와 대화는커녕 범죄 집단으로 몰고 짓밟았다. 의료 제도를 충분한 논의도 없이 무언가에 홀린 듯 전격적으로 망가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의사만으로는 무도한 정권의 폭압으로 의료가 붕괴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며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했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정부에 저항해 "미래를 포기하고 학교와 병원을 떠날 때도 선배 의사는 막지 못했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김 위원장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의료가 더 이상 붕괴되지 않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김성근 의협 비대위 부대변인 겸 조직부위원장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24일 오후 2시 비대위 회의를 통해 어떻게 대응할지 의논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가 너무나 강경하게 우리의 호소를 받아주고 있지 않다”면서 “앞으로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는 예측불허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 부위원장은 "의협이 주장하는 '원점 재논의'는 '제로로 가자(증원 완전 반대)'는 게 아니라, 증원의 과학적 근거가 있는지, 어떤 부담과 이득이 있는지를 놓고서 논의하자는 것"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의협은 정부의 의대 배정과 관련해 개원가 단체행동 등 명확한 대응 방안과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의협은 오는 22일까지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선거의 1차 투표를 진행한다. 여기에서 당선자가 가려지지 않으면 26일까지 결선투표를 한다. 대표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대응 방식이 정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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