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들로 동네 종합병원들도 "몸살"

부산시, “응급실 야간 당직비 등 긴급 지원하겠다”

응급실 전공의들까지 대거 이탈하면서 대학병원들 응급 진료에 공백이 커지고 있다. 일부 중증환자들만 겨우 침상을 배정 받고는 있지만, 그마저도 일손이 부족해 보호자들에게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데려가라”고 권유하고 있는 상황.

이에 동네 종합병원들로 응급환자들이 몰리고 있다. 예년보다 20% 이상 갑자기 늘었다는 것이다. 일종의 ‘풍선효과’다. 대학병원 응급실로 못 들어가자 119구급차들이 종합병원 응급실들로 향하고 있어서다.

그러자 이번엔 종합병원 응급실들도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했다. 의사와 간호사, 환자 침대, 장비 등이 모두 '환자 수용 능력'을 넘어서고 있어서다. 게다가 대학병원에서 넘어온 야간 응급 수술도 크게 늘었다.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종합병원들 체력도 바닥이 날 수밖에 없다.

부산시 박형준 시장은 이에 12일, 부산대병원 등 주요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병원장들을 불러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 그러면서 "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 응급의료기관 의료진 야간 당직비를 지원하겠다" 했다. 부산시 재난관리기금에서 21억 원을 덜어내 주로 종합병원들 응급실 29곳의 야간 당직비로 14억원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사진=부산시]
또 5억여원을 들여 부산의료원에 의사 10명을 특별 채용하고, 환자 이송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부산소방재난본부 상황실 인력도 8명도 보강한다. 박형준 시장은 그러면서 "부산의 병원들부터 간호사 업무 범위를 늘리는 시범사업과 비대면 진료를 하루 빨리 시행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부산의 이런 비상대책이 현장에서 어느 정도 효력을 발휘할 지는 미지수. 정부가 계속 강경책만 내놓는 등 타협의 여지가 별로 없는 만큼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만 커지고 있어서다. 대학병원 교수들까지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나겠다는 상황이다.

정성운 부산대병원장은 이날 “계속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결국 병원은 멈추게 되겠죠. 굉장히 걱정스러운 일”이라 했다. 오경승 고신대복음병원장도 “"(아직까진) 교수님들 돌아가면서 당직 서고, 도와주는 사람들이 없어 간호사하고만 함께 수술하고들 있다”고 했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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