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들 월 100억원 대 적자... “비상 경영”

전공의 전임의 의존해 흑자 경영해오던 대학병원들 민낯 드러나

의료대란이 20일을 훌쩍 넘어가면서 전공의, 전임의들이 많이 빠져나간 대학병원들부터 충격파가 커지고 있다. 병상 가동률과 외래 환자 진료율이 급락하면서 적자가 나거나, 병원 수입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지고 있어서다.

11일 부울경 의료계에 따르면 주요 대학병원들 병상 가동률은 현재 50%를 밑돈다. 외래 환자도 확 줄었다. 특히 교수들까지 가세한 경우엔 직격탄을 맞고 있다.

당장 부산대병원과 울산대병원은 지난 8일부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전공의 246명 중 216명(약 87%)이 사직하고, 이달 초부터 출근하기로 했던 전임의 27명 중 22명이 임용을 포기한 부산대병원의 경우, 이미 100억~150억 원 적자를 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대병원은 서울아산병원을 포함한 의대 교수 전원이 일괄 사의를 표한 상태다. 외래진료가 평상시보다 10~20%로 떨어졌고, 응급실 내원도 50% 아래로 줄었다.

이에 울산대병원은 인원 신규채용을 전면 동결한 후 간호사 등 직원들에게 “의무휴가를 쓰라” 독려하고 있고, 무급휴가 도입과 연장근로 제한과 함께 병동 통폐합도 검토하고 있다. 실제로 13일부턴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심장혈관외과 등의 병동 2곳을 폐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조 측은 1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병원의 비상경영 돌입은 의사들 집단행동으로 발생한 문제”라며 “이를 일반 직원들에게 전가하는 것은 병원의 갑질로 즉시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대병원 "이미 100억~150억 원 적자"... 울산대병원 "비상 경영 체제로"

경남 진주에 있는 경상국립대병원이나 창원의 분원(창원경상국립대병원)도 “아직 비상경영 단계까진 가지 않았다”지만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병상 가동률이 평일의 경우 50% 아래로 떨어지면서 병동 통폐합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경상국립대의 경우, 사직한 전공의 123명 중 지금까지 1명만 복귀한 상태.

그동안 전공의, 전임의 등에 의존해 흑자 내오던 대학병원들의 허약 체질이 현실로 드러나는 상황이기도 하다. 병을 고친다던 대학병원들부터 정작 자신의 병은 못 고치고 있었던 셈이다.

사립 대학병원들의 경우, 다소 사정이 낫긴 하다. 하지만 인제대 부산백병원과 해운대백병원, 고신대 복음병원, 동아대병원, 삼성창원병원 등 전공의와 전임의 비중이 높고 사퇴자 수가 많은 병원일수록 경영 상황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대학병원들 인력난에 대해 11일부터 "4주간 군의관 20명과 공보의 138명을 서울 등 전국에 파견하겠다"고 했다.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 집단 이탈 사태가 4주차로 접어든 11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인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정부는 전공의 집단 이탈 사태와 관련 장기전에 대비한 비상진료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진료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날부터 군의관과 공중보건의 등을 4주간 빅5 등 상급종합병원과 지역 거점 국립대 병원 등에 파견한다. 한편 이탈 전공의에 대한 처벌과 의대생 유급 사태가 임박하며 의과대학 교수들의 움직임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긴급총회를 열고 단체행동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2024.3.11/[사진=뉴스1]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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