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대표, 열흘 만에 공식입장... "사직·근무 모두 존중, 수습 방안 고민"
"대화 의향은 항상 있다...정부가 먼저 대화 분위기 조성해야"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 집단사직이 강대강 의정갈등으로 번지는 가운데, 전공의 집단의 기존 대표자가 오랜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회장은 소셜미디어(SNS)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약 열흘 만에 공식적인 입장을 내놨다. 지난 9일 오후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비공개 긴급 총회를 앞두고 박 회장과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비공개 회동을 진행한 전후의 시점이다.
박 회장은 지난 9일 페이스북을 통해 "모든 (전공의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가 사실상 협의회 회장으로서 입장을 게시한 것은 지난달 29일 이후 처음이다. 당시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이 제안한 전공의 대화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밝히 이후 그간 의대 증원 사태와 관련한 소식을 간간히 게시했을 뿐이다.
이날 박 회장은 의료계 일각에서 사직하지 않고 현장에 남은 전공의들을 색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온라인상의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일부 온라인상에서 실제 그러한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면 중단되길 바란다"면서 "전공의 각자의 입장과 그에 따른 결정은 모두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사직은 각자가 선택한 사안이며 병원 근무를 지속하는 것 역시 본인의 결정"이라면서 "그 모든 결정을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새벽 동아일보는 박 회장과의 짧은 인터뷰도 보도했다. 여기에서 그는 "전공의들이 정부에 대해 가진 불신과 분노, 좌절이 크다"면서 "어떻게 (사태를) 수습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회장은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은 제가 뛰쳐나가라고 해 나간 게 아니고 갑자기 우르르 다 나가 버린 것"이라면서 "특히 필수의료 분야의 경우 진짜 안 돌아갈 수도 있다. 당장 저도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게 제 안녕을 위해서 바람직한지 헷갈린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정부와 "대화를 할 의향은 항상 있다"면서도 현장 복귀 여부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의료 현장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돌아가면 응급실에서 느꼈던 구조적인 문제는 더 심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전공의 연속근무 금지'와 같이 당장 시행령으로 개선할 수 있는 사안을 명문화하는 등 '대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