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먹방] “한 번? 세 번?”...고기 몇 번 뒤집어야 맛있나
자주 뒤집을수록 더 잘 익어...돼지는 분홍색 띠는 것, 소는 살코기에 근내지방 곱게 박힌 게 좋아
고기를 구울 때 뒤집는 횟수는 갑론을박의 단골 주제다. 소, 돼지 등 고기를 불판에 구워먹는 조리법이 흔한 우리나라에선 저마다 의견이 다르다. “세 번 뒤집는 게 적당하다” “자주 뒤집으면 맛이 없다” 등 여러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고기 뒤집는 횟수에 대한 진실을 알아본다.
한 번이든 여러 번이든 뒤집는 횟수는 맛과 큰 관계가 없다. 오히려 고기를 자주 뒤집으면 효율적으로 고기를 익히는 게 가능하다. 식품 과학자이자 ‘더 푸드 랩(THE FOOD LAB)’의 저자 켄지 로페즈 알트에 따르면 뒤집는 횟수를 늘릴수록 충분한 열 에너지가 가해져 고기의 겉이 타는 것을 막고 고르게 익힐 수 있다.
켄지는 △고기를 딱 한 번만 뒤집고 △1분마다 뒤집고 △30초마다 뒤집고 △15초마다 뒤집는 4가지 방식으로 고기 굽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30초마다 뒤집은 고기가 가장 빨리 익었다. 그 다음은 15초마다, 1분마다, 단 한 번 뒤집은 고기 순이었다. 그는 15초 조리법은 고기가 팬에 접촉한 시간이 짧아 30초 조리법보다 늦게 익은 것으로 분석했다.
뒤집는 횟수를 따지기 전에 ‘맛있는 고기’를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농협 축산정보센터에 따르면 돼지는 지방의 색이 하얗고 결이 곱고 탄력있는 게 연하고 맛있다. 분홍색에 가까운 돼지고기를 선택하면 된다. 소는 살코기 속에 근내지방에 곱게 박혀있고, 결이 곱고 윤기나는 것으로 고르는 게 좋다.
외관을 살피는 것과 함께 등급을 확인하는 방법도 도움된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돼지고기와 소고기는 모두 등급판정을 받은 후 유통된다. 돼지고기는 성별, 도체중량, 등지방두께에 따라 1차 판정 후 외관, 육색, 조직감, 지방질 등에 대한 2차 판정을 거친다. 1+, 1, 2 등급으로 분류된다.
소고기는 육질·육량등급을 구분해 최종 등급이 결정된다. 소고기의 육질등급은 근내지방도·육색·지방색·조직감 등이 지표로 쓰이며 1++, 1+, 1, 2, 3등급 순으로 분류된다. 육량등급은 등지방두께, 등심단면적, 도체중량 등을 뜻하며 A, B, C등급으로 구분된다.
마음에 드는 고기를 골랐다면 두께와 불판이 달궈진 정도를 보고 편한 방식으로 구우면 된다. 고기의 두께가 1.5cm 이상으로 두껍다면 여러 번 뒤집으며 속까지 익히면 된다. 일반적인 두께 삼겹살이라면 한 번만 뒤집어도 충분히 익을 순 있다. 켄지가 주장하는 효율적으로 고기 굽는 30초 조리법을 고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줄 요약〉
✔ 고기를 뒤집는 횟수는 맛과 큰 관계없으며 자주 뒤집을수록 효율적으로 익힐 수 있음
✔ 30초마다 뒤집는 게 가장 빨리 익는다는 연구 결과
✔ 돼지는 분홍색 띠며 지방 색이 하얀 것, 소는 살코기에 근내지방 곱게 박힌 것이 맛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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