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뇌전증 수술에도 로봇 ‘카이메로’ 등장

난치성 뇌전증 수술에 부울경에서도 로봇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수도권에선 지난 2021년 삼성서울병원에서 처음 시작했다.

일부 뇌신경 세포가 비정상적 전기신호를 빠르게 만들면서 발작 혹은 심한 경련을 일으키는 게 바로 뇌전증(epilepsy). 고열이나 탈수, 저혈당, 저나트륨증 등으로 생긴 경련이나 발작과는 다른, 뇌신경 쪽 문제로 생기는 질환이다.

의외로 흔한데, 100명에 한두 명 정도다. 우리나라에서만 30만~40만 명 정도가 있고, 매년 2만~3만 명 정도 환자가 더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은 약으로 조절해보지만, 그래도 안 되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수술하려면 뇌전증 발생 부위를 정확하게 절제해야 한다. 그래서 두개골 절개 수술을 통해 뇌에 전극을 삽입하고 뇌전증 발생 부위를 찾는다. 1명의 환자에게 10∼20개 정도 전극을 삽입하는데, 그게 또 쉬운 일이 아니다. 1개 삽입하는데 숙련된 신경외과 의사도 30분 정도 걸린다.

이 문제를 로봇이 도와준다. 해운대백병원(원장 김성수)은 26일 “비수도권에 처음으로 뇌 수술용 의료 로봇 ‘카이메로’를 도입한다”고 했다. 보건복지부 예산 지원을 받았다.

[사진=해운대백병원]
해운대백병원은 지난해 뇌전증 로봇 수술 장비 지원기관 공모에 참여해 어렵게 선정됐다. 이번 ‘카이메로’ 설치는 2021년 삼성서울병원에 이어 두 번째다.

전극 하나 삽입하는데 5∼10분이면 충분하다. 수술 후 통증도 덜하고 뇌출혈 부작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 해외에서도 뇌전증 수술에 로봇 사용을 권장할 정도.

해운대백병원 신경외과 김해유 교수는 “로봇을 이용한 뇌전증 수술은 정확성과 안정성을 제공하고, 수술 시간이 짧아져 수술 위험과 합병증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한편,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의 돌연사율은 정상인의 20∼30배로 매우 높다. 반면, 10년 이상 장기 생존율은 50%로 높지 않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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