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도 오늘부터 진료 대란

"전공의 없는 대학병원"...부산 울산 경남, 일제히 '비상진료대책' 돌입

부울경에서도 오늘부터 진료 대란이 본격 시작된다. 주요 대학병원 전공의(인턴+레지던트) 80% 정도가 19일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오늘부터 진료 공백이 가시화되기 때문. 이에 따라 부산시와 경남도, 울산시는 공공의료기관들에 주중은 물론 주말까지 진료를 연장하도록 하는 등 일제히 비상국면에 돌입했다.

20일 부울경 의료계에 따르면 부산대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 전공의 390명 가운데 80% 이상이 어제 사직서를 제출했다. 동아대병원, 고신대복음병원, 인제대 부산백병원과 해운대백병원 등에서도 전공의 대부분이 사직서를 내고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

이에 대학병원들에선 오늘 오전 6시부터 그 파장이 피부로 느껴질 정도. 전공의들 공백에 교수들과 펠로우들까지 나서 진료시간을 늘려 이미 예정돼 있던 급한 수술은 그대로 진행하고 있다지만, 신규 환자는 되돌려 보내거나, 수술 날짜를 연기해야 하는 상황.

그나마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은 아직 정상 운영 중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런 상태가 지속 가능할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특히 정부가 총선 이전에 의대별 정원 증원 계획을 확정 발표하기로 하고, "의료대란이 지속할 경우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용하겠다"고까지 하는 등 서로 강대강(强對强)으로 맞서고 있어 이번 진료 대란이 4.15 총선까지 장기화할 가능성까지 있다.

이에 부울경 지지체들은 비상대책에 돌입했다. 부산의 경우, 일단 부산의료원과 부산보훈병원,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등 공공의료기관들 진료시간을 늘린다. 평일은 물론 주말까지 진료하도록 한다는 것. 또 응급이나 중증 환자가 아닌 경우엔 대학병원에 있는 환자들을 종합병원들로 이송해 치료를 이어가도록 했다.

부산시 이준승 행정부시장은 17일엔 대학병원장 및 부산의료원장과, 19일엔 부산 시내 25곳 종합원장들과 ‘비상진료대책회의’를 열어 공공의료기관과 대학병원, 종합병원 등에 비상진료 협조를 구했다.

[사진=부산시]
경남에선 삼성창원병원, 진주와 창원 경상국립대병원 전공의들 대부분도 사직서를 내 20일 오전부터 진료 공백이 시작됐다. 현재 전공의 447명 중 300여명이 사직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만림 행정부지사 역시 19일 창원경상국립대병원(병원장 황수현)을 찾아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등 필수의료 유지에 전력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황 병원장은 이에 “의료 공백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지만, (전공의) 집단행동이 장기화할 경우 전임의들 피로 누적에 따른 진료 공백이 우려된다”고 했다.

울산은 그나마 사정이 조금 낫다. 울산대병원 전공의 126명(파견 포함 135명) 중에서 35명만 사직서를 냈다. 울산대병원은 20일 “사직서 제출과 사직서 수리는 별개의 문제로 사직서도 아직은 일부만 제출한 상태"라 했다.

하지만 울산시는 지난 8일부터 비상대책본부와 비상진료대책상황실을 설치해 가동 중이다. 특히 울산대병원 진료가 차질을 빚을 경우, 경증이나 준중증 환자는 동강병원, 중앙병원, 울산병원, 울산시티병원 등 지역응급의료센터 4곳으로 이송해 진료를 계속하도록 하는 대책을 세웠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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