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관절염 고위험군, 예방 가능하다”

기존 치료제 아바타셉트 임상시험서 고위험군 예방효과 확인돼

류마티스 관절염은 몸에 염증을 일으키고 관절에 통증을 유발하는 만성 자가 면역질환이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기존의 류마티스 관절염(RA) 치료제를 RA 고위험군에게 처방할 경우 뚜렷한 예방효과와 증상완화 효과가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랜싯(Lancet)》에 발표된 영국과 네덜란드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영국 가디언이 보도한 내용이다.

RA는 몸에 염증을 일으키고 관절에 통증을 유발하는 만성 자가 면역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RA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이 1800만 명이나 된다. 대개 중년에 시작되지만 훨씬 젊은 나이에도 발병하는 이 병은 완치가 어려우며 예방할 수 있는 치료법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연구진은 현재 6세 이상의 소아 또는 성인이 중증 RA 억제제 아바타셉트(abatacept)가 RA 초기 증상을 가진 사람들의 진행을 늦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영국과 네덜란드의 28개 병원에 기반을 둔 초기 관절염 클리닉에서 RA 초기 위험이 있다는 진단을 받은 213명의 환자를 모집했다. 그중 110명에게 아바타셉트를 주사하고 나머지에겐 위약을 주사했다.

12개월째 관절염이 없는 상태로 남아있는 환자의 비율은 아바타셉트군 92.8%, 위약군 69.2%였다. 24개월 됐을 때 RA로 진행된 사람은 아바타셉트군 25%(27명), 위약군 37%(38명)였다.

연구를 이끈 영국 킹스칼리지런던대(UCK) 류마티스질환센터의 앤드루 코프 교수는 “이번 실험은 지금까지 가장 큰 RA 예방 임상시험”으로 “기존의 RA 치료법이 RA 위험에 처한 사람의 질병 발병을 예방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약이 RA 발병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통증, 피로와 같은 증상을 완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라며 “다음 단계는 RA 발병 위험이 가장 높은 사람을 더 자세히 이해함으로써 이 약 처방에 대해 절대적 확신을 갖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또한 RA 환자의 통증 점수가 낮고 삶의 질이 높아지는 등 아바타셉트 처방의 다른 효과도 보여줬다. 영국 런던에 사는 35세의 필립 데이라는 한 환자는 2018년에 임상시험에 등록돼 아바타셉트 처방을 받았다. 한때 축구팬이었던 그는 관절 통증으로 공을 차는 것을 포기했으나 5년이 지난 지금은 더 이상 아프거나 고통이 없어 “이제는 세 살 된 아들과 축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정상적 삶을 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아바타셉트는 과도하게 활성화된 T림프구의 활성을 억제해 면역을 조절하는 약물이다. T림프구는 항원제시세포(APC)가 제시하는 항원 조각을 통해 항원을 인식하면 활성화돼 면역 활동에 들어간다. 아바타셉트는 항원제시세포의 특정 막단백질과 결합해 T림프구의 항원 인식을 방해함으로써 T림프구의 활성을 억제한다. 정맥주사나 피하주사로 투여되며 RA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관절손상을 막아 증상을 완화시켜준다. 약효가 나타나기까지 대략 3~6개월이 걸린다.

다음 링크(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cet/article/PIIS0140-6736(23)02649-1/fulltext)에서 해당 논문을 확인할 수 있다.

닥터콘서트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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