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장기이식용 돼지 탄생..."올해 원숭이, 내년 인체 이식할 것"
일본 메이지대 벤처기업 '포르메드텍', 머지 않은 미래, 이종 간 장기이식 활발해 질 것으로 전망
인체에 장기를 이식하기 위해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가 일본에서 최초로 탄생했다. 이렇게 탄생한 돼지 신장을 이르면 올 여름께 원숭이에 이식해 인체 안전성을 확인하는 연구가 시행된다.
13일(현지시각) 아사히신문과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은 일본 메이지대 벤처기업 '포르메드텍'은 지난 11일 장기를 인체에 이식해도 거부 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면역 관련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 3마리를 태어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해당 기업은 미국 바이오벤처 e제네시스가 개발한 특수 돼지 세포를 지난해 9월 수입했고 세포핵을 주입한 난자를 암컷 돼지 자궁에 이식해 출산했다.
포르메드텍 창업자이자 생명공학 연구자인 나가시마 히로시 메이지대 교수는 이르면 내년에 돼지 신장을 인체에 이식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으며 “(일본) 국내에서도 임상 응용을 위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윤리적인 과제 논의도 심화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e제네시스는 지난해 발표한 논문에서 유전자 69개를 편집한 미니 돼지 신장을 이식받은 원숭이가 최장 758일까지 생존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최근 사람 및 동물, 즉 이종 간 장기이식 관련 연구 결과들이 자주 발표되면서 이종 간 장기이식이 머지않은 장래에 보편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해마다 수많은 이들이 장기 문제로 목숨을 잃는 가운데, 기증자, 뇌사자의 장기를 이식받는 길이 있지만 그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는 못하고 현실이다. 이에 연구자들이 동물 장기에 눈을 돌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동안 이종 간 장기이식이 전 세계에서 중요한 의료 문제로 꼽히는 장기 부족 사태를 해결할 대안으로 제시되어 온 바 있다. 특히 이종 간 장기이식이 활발해질 경우, 인간의 장기를 새것으로 교체하는 데 제약이 없어지기에 의료계에서는 큰 혁명으로 작용할 것으로 풀이된다.
이종 간 장기이식에는 주로 돼지가 사용되는데, 이는 계통학적으로 사람과 가까운 영장류를 쓰는 데 규제가 따르기 때문이다. 체중이 60~80㎏으로 사람과 비슷한 미니돼지의 장기를 사용하며, 돼지의 장기 크기가 사람과 비슷하고 영장류에 비해 대량 번식이 쉽다. 아울러 돼지는 새끼를 많이 낳는다는 점도 이종 간 장기이식 연구 대상 동물로 주로 꼽히는 추세다.
한편, 앞서 미국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돼지의 신장을 이식받은 원숭이가 2년 넘게, 758일 동안 생존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돼지와 원숭이라는 이종 간 신장 이식 실험에서 이렇게 긴 생존기간을 달성한 것은 처음으로 기존 세계 최장 기록은 200일 정도였다. 이번에 일본에서 돼지가 탄생함으로써 최상 상태의 장기를 이식받는 것도 가능해질 것으로 해석된다.